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루 Sep 28. 2024

1억 모은 후 돌아본 하루

얼마 전 드디어 모아둔 돈이 1억이 되었다.

첫 직장을 잡고 여러 해가 흘러서 모아둔 돈이라 그만큼 숫자를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모으는 과정 중에 돈을 빌려달라는 지인도 있었고, 보험이나 상품을 가입해 달라는 권유, 이런저런 주식 투자로 날린 돈으로 우여곡절이 참 많았다. 아마 남들이 조심하라고 했던 대부분의 것들을 경험했던 것 같아 처음 사회 생활하면서 참 상처도 많이 받았다.


특히 지인과의 돈거래는 필자도 절대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이런저런 사연에 어쩔 수 없었던 것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 경험으로 느낀 것은 두 번 돈거래는 없다는 것이다. 애초에 그래서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처해보니 나 스스로가 참 많이 여렸고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어찌 됐든 1억을 모으게 되어서 참 벅찼다.


대학 생활 동안 아르바이트비가 들어올 일주일 동안 남은 돈이 3만 원이 채 되지 않아 막막했던 적이 기억났다. 

당시 제법 어른스러웠다고 해야 할지, 어리다고 해야 할지 농사를 짓느라 고생하시는 부모님께 손 벌리기가 죄송하여 나 스스로 어떻게든 해결하고자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여러 장학금은 할 수 있는 한 다 지원해 보았고, 아이스크림 알바며 편의점 알바, 주말 과외도 많이 뛰어다녔다. 그래서 그런지 그때는 살이 찔 시간도 없었던 것 같다. 월요일부터 주일까지 하루도 쉬는 날이 없었으니 스스로가 대견하다.


지금은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서 체중도 많이 늘고, 주말에는 일하고 싶지도 않고, 부모님께 가끔 불평도 한다. 

어쩌면 부모님이나 나나 그때보다는 좀 더 마음의 여유가 있어서 불평도 하고 들어도 주고 하는 것 같다. 부모님에 대한 어리석은 원망이 있다가도, 이렇게 건강하게 사랑으로 키워주신 것과 신앙을 의지하게 해 준 부모님의 새벽에 기도하시는 모습, 또 당시의 결핍이 지금의 내게 큰 자양분이 됐음에 감사하다.


앞으로 조금 더 근검절약해야겠으며 체중관리도 해야겠다.

혹시라도 금전적인 여유에 심취해 보이지 않는 가치를 잊고 살지는 않는지도 경계해야겠다. 옷은 좀 후줄근하고 좋은 차를 타고 근교를 누비지는 못할지라도 보이지 않는 것에 더 가치를 두며 살아야겠다. 가능하지 않을 것 같던 것들이 지금은 가능해지니 과거 내 삶과 현재를 되돌아보며 참 감사할게 많은 하루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