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의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홋카이도나 오키나와를 여행할 때 주로 묵는 숙소는 호텔이다. 예약하기도 쉽거니와 운 좋으면 5만 원 이하의 가격으로 하룻밤을 보내면서 온천욕을 즐길 수도 있어서 좋다. 물론 숙소 예약은 선배님께서 하시기에 내가 관여할 필요도 없고 관여하지도 않지만 등만 바닥에 닿으면 바로 잠들어 버리는 내 특성상 숙소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유럽 여행 때 한 번, 에어비엔비를 이용한 적은 있지만 일본 여행 중 에어비엔비를 이용한 적은 거의 없다. 홋카이도 가족 여행 때 오타루와 비에이에서 이용해 보았지만 이마저도 아내가 예약한 것이라 한 번도 내가 예약한 적은 없다. 나는 그저 운전의 역할에만 충실하면 되기에 숙소 예약은 내가 감히 넘볼 수 없는 성역이다.
사실 씻는 것과 치안의 문제만 없다면 주변 공원에서 텐트를 치고 자도 괜찮다. 등만 바닥에 닿으면 바로 잠들어 버리는 습성 때문인데, 이런 습성이 언제 생겼을까 생각해 보니 군 복무 중 야외 훈련이 많아 항상 텐트를 치고 잤기에 나도 모르게 생겼을 것이라 추측한다. 여행자에게는 이런 습성은 축복이자 여행 경비를 아낄 수 있는 혜택이다.
작년 오키나와 여행 때 처음 <코모레비 하우스>를 이용한 후, 너무 마음에 든 나머지 오키나와 북부에서 1박을 할 때면 <코모레비 하우스>를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 때도 여기를 이용하려고 했는데 에어비엔비에서 예약이 되지 않아 오달 사이트에서 겨우 예약해서 운 좋게 숙박할 수 있었다.
사실 예약이 어렵다고 해서 <코모레비 하우스>를 이용하지 못할까 걱정했는데, 예약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너무 기분 좋았다. 그래서 바로 첫날 경로에 숙소를 <코모레비 하우스>를 잡았고, 오래 머물고 싶어 첫째 날 코스를 많이 잡지 않았다. 점심 이후에 도착하기도 했지만 나하 공항에서 북부로 올라가는 길에 오키나와 동굴과 만좌모만 보고 <코모레비 하우스>로 향했다.
숯불 서비스까지 예약했기에 <코모레비 하우스> 사장님께서 추천해 주신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기쁜 마음으로 <코모레비 하우스>에 도착했다. 오키나와의 여름이라 더욱 빛나는 정원이 마치 우리를 맞이해 주는 것처럼 보였고 여름의 기온과 바다의 습기가 주변에 가득하여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서 <코모레비 하우스>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사장님의 센스 때문인데 이미 에어컨이 빵빵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더욱이 짐을 내리느라 몸을 움직여 땀에 흠뻑 젖었지만 안으로 들어온 순간 천국의 기쁨을 마주할 수 있었다. 사장님께서 미리 에어컨을 켜놓지 않았다면 무더위와 습도에 지쳤을지도 모른다.
넓은 거실과 아득한 침실, 그리고 효율적인 동선의 주방 공간까지 이곳에 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마음에 드는 <코모레비 하우스>를 돌아다니면서 사장님의 안목에 감탄했고 작년 여행 때 밤잠을 못 이루게 만든 <오키나와의 눈물>이란 책이 그대로 있어 다시 읽어 보는 기쁨도 누렸다. 재독 하면서 필사하며 다시 한번 느껴보는 기분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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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께서 연기와 싸우며 고기를 구워주셨기에 얏바리 스테이크가 이미 소화되어 사라진 뱃속을 가득 채울 수 있어 좋았다. 구름이 많아 빛나는 오키나와의 별을 볼 수 없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캠핑 의자에 앉아 오키나와의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삼별초의 역사가 남아 있는 오키나와, 그들이 남긴 흔적을 따라가는 여행을 꿈꾸며 <코모레비 하우스>에서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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