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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주년 광복절을 맞이하는 방법

광복과 815런의 기쁨

by 조아

올해 8월이 되기 전, <독서의 기록 다이어리>에 기록한 이 달의 목표 중 하나가 바로 815런 완주였다. 작년 본격적으로 달리기를 하면서 처음으로 815런에 도전했지만 당시 겨우 5km를 달릴 수 있던 내 실력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독립운동가의 후손을 위해 무더위와 한여름의 태양 아래 겁도 없이 도전했다.



결과는 보기 좋게 실패. 당연한 결과였지만 당시 내 실력은 5km 달리기도 버거웠고, 고작 3km의 거리를 더 달리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땡볕 아래 달린 나머지, 조금만 더 무리했다면 일사병에 걸렸을 수도 있었다. 실력도 없으면서 무모하게 오전 10시부터 달리기를 시작했으니 뜨거운 태양 아래 겨우 버티고 버텨서 5km 달리기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좋은 일에 동참하고자 하는 취지는 좋았으나 일단 미션에 도전하는 시간대 선택도 좋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더 더웠던 새벽 시간에 달렸다면 조금 무리해서라도 8.15km의 거리를 달릴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결론적으로는 당시 나는 결코 8.15km를 달릴 수 있는 실력이 없었고 그럴 체력도 없었던 상태였음을 고백한다.


한여름 열기에 치쳐 벤치에 누워 거친 숨을 고르고 있을 때 우연히 눈에 들어온 수돗가를 보고 체면 치래할 것 없이 바로 머리부터 물에 적시며 더위를 식혔다. 타는 듯한 갈증까지 있어 수돗물을 벌컥벌컥 마시니 조금 진정이 되어 상황 파악을 할 수 있었다. 도전에 실패했다는 사실과 그 원인은 실력 부족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반성과 깨우침의 시간을 잠시 보낸 후 그 자리에서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기필코 2025년에는 815런을 성공하리라."


이날 이후 나는 1년 뒤 815런 미션에 성공하기 위해 절치부심하는 심정으로 달리기 훈련을 했다. 1시간 달리기를 시작으로 10km, 15km, 하프 달리기 훈련을 하면서 오직 광복절만을 기다리고 기다렸다. 러너로써 혹독한 첫겨울의 추위도 815런 미션 성공을 위해 추위와 싸우며 실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815런 신청하는 기간이 되었을 때 이미 나는 8.15km를 언제든 달릴 수 있는 수준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러너에서 단 1km의 거리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기에 겸손한 마음으로 8월 1일부터 미리 815런 미션에 도전하며 작은 성공을 만들고 싶었다.



완주 메달과 기념 티셔츠 등과 같은 기념품이 도착하면서 일 년을 기다린 마음을 더욱 설레게 만들었고 하루빨리 광복절이 왔으면 하는 심정이었다. 광복절을 손꼽아 기다리며 러닝 크루 <부단히런> 멤버들과 함께 하는 미션까지 하면서 815런을 준비했다.



처음에는 8월 1일부터 15일까지 15일 동안 매일 815런을 도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정강이 통증이 올라와 7일 차까지 매일 815런에 성공했고 그 후 4번의 도전만 더할 수 있었다. 목표했던 것을 이루진 못했지만 8.15km의 거리를 두 번 달리는 2회전과 세 번 달리는 3회전에 성공하면서 나름 의미 있는 815런 도전을 했다고 믿는다.



안타깝게도 광복절 당일, 또다시 통증이 올라와 달릴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용광로보다 더 뜨거운 열정으로 815런 현장 행사에 참여한 러닝 크루 <부단히런> 대장님의 사진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이미 어둠이 짙게 내린 밤 11시, 달릴 준비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12시가 되기 전까지 미션을 수행해야 하기에 마치 신데렐라가 된 듯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달렸고, 낮과 달리 기온이 떨어져 덥지 않았지만 코를 막아버리는 습도 때문에 달리기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시가 되기 전 8.15km의 거리를 완주하며 2025년 815런 도전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일 년 동안 절치부심하며 준비한 815런은 아쉽게 처음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8.15km의 거리를 무난하게 달리며 성공했다. 개인적으로 더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고 싶었지만 부상이란 변수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목표 달성을 간절히 원하기만 했던 작년과 달리 마음먹은 대로 815런이란 목표를 이뤘다.


내년 광복절에는 어떤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션님처럼 81.5km의 거리를 달릴 수는 없어도 그 절반의 거리만이라도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마음만으로 생각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진실한 땀을 흘리며 피나는 노력과 훈련을 해야만 가능한 거리이다. 하지만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올해처럼 꾸준히 훈련한다면 가능하리라 믿는다. 달리기 훈련을 하며 흘린 땀의 양만큼 진실한 것은 없으리라. 이 땀이 쌓이고 쌓인다면 충분히 8.15km의 거리를 5회전하는 40.75km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지금은 어렵고 힘들지만 2026년 815런을 준비하면서 매일의 작은 성공을 만들어가며 미래의 나를 맞이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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