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을 향한 몸부림
8월 1일부터 달리기 훈련은 815런 미션 도전에 초점을 맞추고 8.15km를 기준으로 3회전까지 도전하며 11번의 815런을 했다. 매일 똑같은 거리를 달리는 것을 지양하고 있지만 10km에 가까운 8.15km를 달리는 연습은 나를 한 단계 성장시켜줄 것이란 믿음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거리에 대한 욕심보다 성장에 대한 갈망이 더 크기도 했거니와 가을에 참가 예정인 하프 마라톤을 준비하려는 의도가 강했다. 5월 김해 숲길 하프 마라톤을 준비하면서 10회 이상 21.1Km 거리 훈련을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했지만 이것도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 아직 30km 거리주를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클 뿐이다.
하프마라톤 대회를 준비하는 나에게 30km 거리주 훈련은 두려움이자 동시에 반드시 넘어야 할 목표이다. 산술적으로 21.1km에서 8.9km만 더 달린다면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거리이지만, 달리기 세계에서는 산술적인 계산이 통하지 않을 때가 많기에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하여 다시 계산하는 것이 현명하다.
나는 이미 이런 식으로 단순하게 산술적 계산을 해서 작년 815런에서 크나큰 실패를 맛보았기에 더 이상 거리에 대한 부분은 산술적인 계산을 하지 않는다. 그날의 날씨, 기온, 습도 등에 따라 고작 1km의 거리가 10km 이상의 거리로 작용할 수 있음을 알기에 무려 8.9km를 더 달려서 거리 기준 PB를 세우고 싶은 계획에 매번 도전한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처음에는 힘들고 하기 어려울지라도 매일 반복하며 계속하다 보면 차츰 하기 쉬워지고 소요되는 시간도 줄어들게 된다.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반복의 마법을 발휘한다면 힘듦이 쉬움이 되고, "몇 번 해보았으니 이 정도쯤이야"라는 자신감이 마음속에서 피어오르게 될지도 모른다. 계속 반복하면 습관으로 변한다.
815런 미션을 2주 정도 도전하면서 내 몸은 8.15km라는 거리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5km까지는 무리 없이 달리다가 7km의 거리에 임박하면 심박수가 높아지고 페이스가 떨어짐을 느낀다. 내 몸이 8.15km라는 목표에 다다랐음을 먼저 알고 반응하는 것이다. 더 달리고 싶었지만 몸은 계속 멈춰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며 내면에서 갈등이 일어났다.
이런 갈등을 극복하고자 2회전이나 3회전을 하면서 변화를 주고자 했지만 내 의지와는 달리 내 몸은 8.15km란 거리에 완벽히 적응해버렸다. 8월 3일, 3회전에 도전한 이후 8.15km의 거리만 달리면서 앞으로 달리기 훈련에 있어 새로운 기준점이 되기도 했지만 내 몸이 8.15km까지만 달리기 원하는 것을 넘어서야만 했다.
물은 온도에 따라 세 가지 형태를 가진다. 흔히 상온에서는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데 열을 가해 100도 이상이 되면 기체로 변하면서 공기 중으로 흩어진다. 바로 액체에서 기체로 변하는 순간인 99도를 임계점이라 하는데 단 1도의 차이도 액체인지 기체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지금 나의 달리기도 이런 상태로 8.15km라는 임계점을 벗어나야만 변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지난 3일 동안 매일 10km 달리기 훈련을 했다. 처음에는 거리가 7km만 넘어도 심박수가 높아지고 페이스가 느려지는 경험을 했지만 2일 차도 똑같이 10km 달리기 훈련을 했고, 3일 차에도 묵묵하게 달렸다. 2일 차에는 조금 수월하다는 느낌 정도였지만 3일 차에는 확실히 편하게 달릴 수 있음을 느꼈다.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작은 성공(Small wins)이자 반복의 힘이다. 처음에는 누구나 어렵고 힘들다. 특히 한 번도 하지 않은 일이라면 힘들고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런 당연함이란 장애물 앞에서 내가 어떤 태도를 보이고 행동하느냐가 변화를 결정한다고 믿는다.
반복의 힘으로 습관을 만들고, 더 높은 단계로 성장하기 위해 습관의 임계점을 넘으려는 수많은 시도를 통해 물이 액체에서 기체로 변하는 것과 같이 나는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경지에 이를 수 있음을 믿는다. 성장이라는 달콤함은 절대 공짜로 얻을 수 없음을 마음속에 새기며 반복의 마법과 성장의 태도를 통해 습관의 임계점을 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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