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우 창원

20년 만에 돌아온 도시

by 조아

아침에 창원으로 향하는 길은 묘하게 낯설었다. 분명 20년 전, 이 도시에서 일을 시작했는데도 말이다.
그때의 이름은 마산이었고, 지금은 창원특례시다. 도시는 하나로 묶였지만, 그 사이에 흐른 시간은 결코 하나로 정리되지 않는다.


스무 살 후반의 나는 이곳에서 첫 출근을 했다. 회사라는 공간이 무엇인지도 잘 모른 채, 그저 주어진 일을 해내는 데에만 집중하던 시절이었다. 이후 여러 부서를 거치며 일의 모양은 바뀌었고, 사람도 바뀌었다. 같은 회사였지만, 매번 다른 세계에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20년이 흘러 다시 창원으로 돌아왔다.


익숙한 건물들 사이로 새로 생긴 길과 사라진 풍경이 겹쳐 보였다. 도시는 분명 변했지만, 출근길의 공기만큼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금 이른 아침,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않은 거리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표정도 여전했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거창하지 않다.


오래 일하다 보니, 일 자체보다 일과 함께 쌓인 감정들이 자꾸 마음에 남았기 때문이다. 회의실의 공기, 출근길의 무게, 퇴근 후에야 비로소 드러나는 생각들. 그것들은 보고서에도, 실적표에도 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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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영화 <굿모닝, 베트남>이 떠올랐다.


라디오를 통해 하루의 시작을 알리던 한 사람의 인사. 그 인사는 체제를 바꾸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사람들을 사람으로 대하게 만들었다. 나는 그 태도가 좋았다. 그래서 이 연재의 제목을 〈굿모닝, 창원〉이라 붙였다.

이 인사는 특별한 선언이 아니다.


다만 오늘도 이곳에서 하루를 살아낸다는, 아주 평범한 확인이다. 이 글은 누군가에게 답을 주기 위한 글이 아니다. 그저 같은 시간대를 살아가는 사람 곁에 조용히 앉아 있는 기록이었으면 한다. 오래 다닌 사람만이 알게 되는 감정들, 말하지 않으면 사라질 이야기들을 남기고 싶다.


굿모닝, 창원.


오늘도 이 도시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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