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 재산이다
매일의 달리기를 꿈꾸는 나, 조금 무리라고 생각해도 매일 달려야만 직성이 풀렸기에 몸의 회복 상태를 점검하면서 매일의 달리기를 했다. 최근 업무가 많아져서 야근하는 날이 있었지만, 하루 8시간의 수면 시간을 확보하려고 노력해서 조금 피곤하기는 했지만 매일의 달리기를 하는데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처음 겪는 겨울이라 보온과 웜업에 더욱 신경 쓰며 달리기를 했다.
하지만 지난주 리뉴얼 공사 점검을 하며 계단을 내려오다 발을 헛디뎌서 왼쪽 발목이 꺾였고, 무릎까지 통증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 자리에서 바로 근육과 인대의 상태를 살폈고 다행스럽게도 병원 치료까지 필요할 정도는 아니어서, 잠시 의자에 앉아서 마사지를 하며 놀란 근육을 풀어주었다. 1.5층으로 되어 있는 구조라 출입문 계단이 있다는 것을 깜박 잊었던 것이 불러온 화근이었다.
절뚝거리며 몇 걸음을 왔다 갔다 하며 근육의 상태를 살폈고, 달리기를 하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발목이 다친 상태에서 달리기를 지속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발목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욕심을 부려 달리기를 지속한다면 다시는 달리기를 할 수 없을 최악의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서 당분간 달리기를 쉬면서 발목 상태를 점검해 보는 것이 좋겠다고 여겼다.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라고 자책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일상 속에서 수없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계단에서 잠시라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누구나 발을 헛디디을 수 있다”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아이싱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의자에 앉아 마사지건을 이용해서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30분 정도 마사지를 하면서 근육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했다.
걸음을 못 걸을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혹여 부상이 심해질까 봐 걷는 것도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칼퇴근해서 족욕을 하면서 발목 상태를 확인했다. 괜찮아지는 듯하여 조금 걸으면 발목에 통증이 느껴져서 다시 최대한 조심하며 걷는 것조차도 노심초사이다. 발목의 통증은 발을 헛디디기 전부터 있던 터라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5일 동안 달리기를 하지 않고 가볍게 걷기만 했다. 여행 중에도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는데 5일 넘도록 달리기를 하지 않은 적도 없어서 매우 어색하고 무언인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찜찜함이 가득 남아 있지만 무리를 하지 않고 발목의 상태를 예의주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매일 마사지 건으로 마사지를 하며 놀란 근육을 진정시켜도 발목의 통증은 그대로이다.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하나 잠시 고민하기도 하지만, 혹여 절대 움직이면 안 된다는 판정을 내릴 것만 같은 두려움에 병원 근처에도 못 갈 정도이다. 이런 자세가 가벼운 부상을 더 크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병원은 못 가겠다. 병원 치료보다는 내 몸이 자연스럽게 스스로 이 통증을 이겨내기를 바라며 차라리 달리기를 쉬는 것이 더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5일 동안 달리기를 쉬었더니 좀이 쑤신다. 오늘 새벽에도 창밖에 내리는 비를 보며 겨울비를 맞으며 우중 달리기를 할까 잠시 고민하기도 했지만, 추운 날씨 속에 비까지 맞으면 컨디션이 더 안 좋아질 것 같아 달리고 싶은 마음을 꾹꾹 참았다. 뉴스를 보니 오늘 밤부터 서울, 경기도 지역에는 눈이 내릴 수도 있다고 하는데 눈을 맞으며 달리기를 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참 낭만적으로 느껴진다.
내일 날씨를 보고 다시 달리기를 할 것이다. 많은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짧은 거리라도 달리면서 다시 달리기를 시작할 것이다. 잠깐의 방심으로 발목이 꺾이며 강제로 5일 동안 달리기를 쉬었더니 몸이 제발 달려달라고 아우성치는 것 같다. 내 몸이 재산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항상 부상에 조심하며 항상 달릴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매일의 달리기는 달리는 것 자체보다는 일상의 모든 것이 매일의 달리기를 만든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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