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디 흔한 남자의 이별 이야기

500일간의 여름을 떠나보내며

by 김군

여름이 찾아왔다. 강렬한 햇살은 뜨겁고 나를 헐벗게 만든다. 따뜻하다. 내 온몸을 감싸는 온기는 마음을 무너뜨리고 헤집어 버린다. 째깍째깍 소리. 세상의 모든 시간이 그녀로 인해 유의미하고 아름답다.


나의 삶은 그대로 인해 존재하고 그대를 향해 쉼 없이 걸어가는 길이었다. 그렇게 맞잡은 손 절대 놓고 쉽지 않고 놓치지 않겠다 다짐했다.


. 나는 정의하고 싶었다 나와 그녀의 관계를. 가끔 우리 사이의 메꿔지지 않은 구멍이 거슬리고 신경 쓰였다. 채워버리고 싶다. 확신이라는 단어로 틈을 채우려 했다. 하지만 미세한 틈은 더 벌어지고 균열의 씨앗이 되었다. 사랑이라는 미완의 틈을 나는 깰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미련하고 이기적이었고 상처로 돌아왔다.

갈라져 버리 틈 사이의 속에 시간을 나는 부정하였다. 지질하게 그녀를 원망하였고 이기적이고 나쁜 사람이라 욕하고 지워버리려 했다. 풀리지 못할 것이라 바라보았던 실타래는 내가 만든 것이고 더 꼬이게 만들어 버린 것이었다.


그녀라는 상처는 참아내기 힘든 것이었고 내 온몸에 퍼져 버린 추억은 이제 더 이상 손 쓸 수가 없다. 망가져 버렸고 그 아무도 가까이 두고 싶지 않다. 기도하고 기도했던 꿈속에서 나는 그녀를 볼 수 없었다.


멈춰버린 시계 속에 새워져 나온 눈물과 슬픔을 보게 된 것은 얼마 되지 못했다. 나의 말과 나의 행동들은 일방적이었고

이기적이었다. 그녀는 내게 시간을 주었다.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어긋난 이음새를 맞춰져 할수록 선명해지는 지난 시간 속에 멍청한 나의 모습들. 눈물이 났고 화가 났다.


마지막으로 그녀를 보았다. 설렜고 행복하였다. 순간의 찰나 기대를 하였다. 바꿀 수 있을 거라는 허망한 생각. 돌아온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우리의 사이의 거리를 다시 확인하였다.

500일 동안의 쌓았던 추억들은 이미 변색되고 무너져버렸다. 바라보았지만 외면하고 지워버렸다. 다시 시작할 자신이 없었다. 500일의 시간보다 더 걸릴 수 있고 완전히 잊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간 속에 나는 나갈 거고 잊혀가는 그녀를 통해 사랑을 더 이해하게 될 것 같다.


바람이 분다. 시원한 바람은 달큼한 냄새를 준다. 나는 그 바람에 몸을 맡기고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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