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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군 Jun 14. 2024

동료를 이성으로 생각하는 이에 대하여

프레임

  공교롭게 일을 하면서  구성원의 비중 중 여성이 컸던 상황이 많았었다. 처음 시작한 매장부터 끝을 맺은 매장까지 단 한 번도 남성이 더 다수였던 적은 없었다. 아무래도 서비스업이라는 오래된 관념상 여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컸다. 여전히 나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지만 상대적으로 친절하게 고객을 응대하는 부분에 있어서 여자들이 더 우위에 있다는 생각이 팽배하였다. 이러한 프레임들로 인해 내가 피해를 받은 적들도  많았다.


 10년 가까이 서비스업을 일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 보았다. 그과정에서 성별에 따른 친철의 격차가 있다고 느껴본 적은  없었다. 대부분 개인 성향차에 따라  달랐었다. 하지만 그 틀을 깨기는 내게는 버거웠다.  그럼에도 박수칠만한 성과로 프레임 속에 살아남아서 꽤나 오래 버티었다는 것이다. 시간을 돌이켜보면 이 프레임으로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오히려 여성이라는 존재만이 있었던 것 아니었다. 오히려 더 궁지로 몰아넣어 나를 어렵게 만든 이들은 동성인 남성들이었다.


 그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이직을 하고 나를 힘들게 만들었던 동성은 두명이 있었다. 순차적으로 그 각각의 인물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서술해보겠다. 선행된 빌런과 일화는 이직 후 첫 매장 오픈 후 두 번째 공간이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급작스럽게 오픈 일정이 잡혔다. 이에 상당히 관련된 이들이 정신이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고려해야할 대상으로 발주 및 서가 배치 그리고 인력채용등등  선택하고 결정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그래서 다들 차기 오픈 매장으로 발령을  꺼려했다. 하지만 누군가는 가야했고 그렇게 배정된 인력은 나를 포함해 총 두 명으로 정해졌다.



 두번째 매장에 중간 관리자를 우선적으로 정하는 과정이 선행되었다. 당시 나는자리에 대한 욕심은 크지 않았다. 누구를 부점장으로 내정하든 크게 개의치않았다. 그래도 마음한편에 내심 사람인지라 기대를 살짝 한순간이있었다. 그리고 결과로 통보된 점장님의 선택은 내가 아닌 다른이었다. 나와 같이 입사한 동기이자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관리자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인력이었다. 이를 높게 평가하였는데 사실 그 당시 나의 이미지는 물음표가 붙어있었다. 


 같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꼭 내 편이 되리라는 법은 없다는 것을 일을 하며 느꼈다. 그생각을 하게된 시초는 이직한 전 회사에서 출신들을 통해서이다. 그들은 약 1년 먼저 입사하여 기존 매장에서 본인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입사 당시 나는  주목받는 인력이었다. 가장 최근까지 경쟁회사에서 있었고 새롭게 오픈할 매장자리에서 매니저로 근무하였기 때문에 그 경험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그렇다고 으스되고 어깨가 올라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주목이 질투 나는 인력은 분명히 있었다. 


 새로 이직하면서 적극적으로 배워나가려고  먼저 자리잡은 매장에서  교육받는 동안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나의 이라힌 의욕적인 행동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섯부른 판단을 경쟁사에 스파이짓 하려는 것인지 의심이된다고 팀원들에게 전달하였다. 그로인해 나는 프락치가 이미지가 뜻하지않게 씌어졌다. 그리고 이러한 험담의 당사자가 전 회사에서 출신이었던 일원이라는 것을 시간이 지나 알게 되었다. 사실 동질감이 들어 가까워서 도움이 될것이라 생각했는데 경쟁의 대상으로 생각하여 프레임을 씌웠단것이 꽤나 충격이었다.


 이러한 연유가 뒤따라서 그런지 선뜻 결정권한이 있는 직책의 상사들이 나에게 뭔가 중책을 주기를 꺼려하는 뉘앙스가 강해보였다. 그래도 묵묵히 내가 해야 할 것만 하면 언제든 부정적 이미지는 탈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했다. 다시 시점을 돌아와 두번째 매장 이동전으로 이야기해보겠다.  같이 발령받은 동기는 우선적으로 오픈할 매장으로 넘어가 현장에서 업무를 보았다.  나는 운영중인 매장에 잔류하여 미리 채용된 인력 교육을 맡았다. 세명의 인원이 고용괴었고 기본적인 업무들 부터 메뉴얼에 대한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가르쳤다.


 새롭게 오픈될 매장에 채용된 인력의 구성은 여성 2명에 남성 1명이었다. 어느정도 업무를 보는 것에 개념이 잡혔을때 현장 일정의 타임 테이블에 따라 모두가 이동하여 넘어갔다. 달라진 환경이었지만 다들 상당히 적극적으로 준비과정에서 행하며 열의를 표출하였다. 그것들이 힘이 되었고 모두들의 노력의 결실로 타이트한 일정 속에 문제없이 오픈을하게되었다. 점장님은 이런 직원들의 노고를 풀기 위해 회식 일정을 잡았다. 



 나는 아직은 서먹 서먹하기도 하고 가까워지지 않은 사이이기에 조심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술잔을 기울이며 조금은 서로에게  다가가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 1차가 끝을 맺고 2차에서는 점장님 및 기타 관리자급은 자리에서 빠졌다. 그리고 차후 매장에 근무할 인력들만 남게 되었다. 당시 현장으로 먼저 파견 가서 오픈한 부점장은 교육인원들을 뒤늦게 보았다. 그래서 그 인원들에대한 궁금증들이 커보였다. 뭐 이런 저런 대화를 하며 탐색을 하는 동안  유독 한 인원에게 관심을 노골적으로 보였다.


  그 대상은 여성인원이었는데 꽤나 삭삭한 친구였다.  작은 체구에 똑 부러지게 할 말은 하며 외향적으로는 귀여운 매력이있어보였다. 야무지게 매장에서 자기 맡은 업무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나또한 관심이 가는 인물이기는 하여다. 어찌 되었든 급조된 신생 매장이었고 오프라인 경험자가 드물었기에 이러한 성격이 인력이 있다면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래서 그가 호감 있는 시선으로 보는것이 나와 같은 마음일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술자리가 이어지면서 묘하게 예상을 한 이유가 아닌 의미로  그녀를 쳐다보는 것 같았다. 대화의 흐름이 소히 요즘식으로 이성에게 플러팅을 하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뭔가 더나아가면 위험스럽게 사고를 칠정도까지 보였다. 나는 이미 이전 직장에서 사내 연애를 통해 피해를 받아 진저리가 나있는 상황이라 이성적으로 관계가 맺어지면 않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리고 이전의 나쁜 추억으로 절대 직장에서 동료를 이성으로 생각면 않된다는 신념을 가지고있었다. 그래서 취한 척을 하며 회식 자리를  급하게 마무리하였다.



  회식 이후 시간이 지나 매장에 차츰 다들 적응해 나갈 때쯤 하나의 충격저인 사실을 알게되었다. 플러팅의 대상이 아닌 다른 여성 한 명이 이미 부점장과 이전 직장에서 근무했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둘 간의 친분이 사적으로 굳건했고 친분을 대놓고 표시하는 등의 행태가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순간  매장의 분위기가 일을 하는 공간이 아닌 것처럼 변했다. 부점장과 여성스탭들은 사무실에서 잡담을 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리고 그들사이에는 격이 없어지면서 뭔가 직장에서 위계가 무너져 버린것 같아보였다. 나는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이전 직장에서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었다. 그래서 문제가 커지기전에 그와 소통을 하고자 면담의 시간을 가졌었다.


 당시 직책은 부점장이라 부여받았지만 오프라인 중고매장이 경험이 많지 않았고 같이 입사한 입장이기에 편하게 말을 하는 편이었다. 이러저러한 내가 이전 매장에서  겪었던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애둘러 표현을 하였지만 들으려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미 그에게는 점장님이 3번째 오픈 매장으로 떠난 시점부터는 자신이 이곳의 왕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나의 의견은 편한 분위기가 능률을 올린다는 핑계로 묵인하였다.


 결국 우려하는 일이 일어났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농담을 치거나 카운터에서 모여서 잡담을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것을 보기 좋지 못한 시선으로 본 것은 나뿐만 아니라 고객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클레임으로 이어졌지만 무시하고 시정되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이 들었지만 당장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 판단이 되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냥 내가 맡은 업무만 하자 무시하자 하면서 일을 하였다.


 돌이켜보면 그때만큼 열정적으로 일을 몰두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쉴 틈 없이 책을 진열하고 판매가 되지 않는 도서들을 분류를 이것저것 바꿔가면서 매출증진을 위해 동분서주하였다. 잠깐 숨을 돌리거나 물 한잔을 하러 사무실에 들어가면 여지없이 무리를 지으며 시답지 않은 대화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무리가 눈에 보였다. 그게 보기 싫어서 쉬는 시간도 잘 안 가진 것 같다.



 그래도 이전 직장에서 겪었던 부정적인 상황보다 더 나은 상황이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음에 인내할만하였다. 하지만 이렇게 동분서주하는 것이 이상하고 오버라고 여겼고 스태프들의 안일함은 나아지지 않았다. 설상가상 부족한 매니저 충원에 부점장에 이성적인 매력을 느낀 스탭이 선정되었고 직책이 전환되었다. 그러니 더더욱 심각하게 매장은 병들어갔다. 스케줄을 겹쳐서 쉬는 날들이 허다했고 무슨 발정기의 수컷의 구애를 한듯한 치근덕거림은 가관이었다.


  몇 차례 직설적으로 표현을 하면서 소통을 하였지만 알겠다는 말뿐이었다. 결국 그냥 나는 혼자 일하는 것이 편했고 오히려 그들이 없는 것이 더 도움이 되었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나는 소통하지 않고 고집만 부리고 불평하는 프레임이 써졌다. 정말 악질적 이게도 뒤에서 그리 험담을 하면서 나를 깎아내렸던 것이다. 화가 머리끝까지 오르면서 벼르고 있을 때 나는 우연하게도 한 사실을 목격하였다.


 그날은 부점장은 휴무였고 그의 플러팅의 대상은 오전근무였다. 퇴근시간이 환복을 하러 간 사이 우연히 사무실에서 울리는 전화기를 목격하였다. 그녀의 전화기였는데 대상이 의외의 인물이었다. 바로 부점장이었다. 쉬는 날 굳이 사적으로 연락하는 것은 뭐지 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신호음이 끝나며 끊겼다. 이후 메시지가 왔는데 화면에 비친 것이 충격이었다. 보려고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자기야 보고 싶어라는 문장을 보고 아 둘이 그렇고 그런 관계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것이 기회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사실 도덕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응대하는 것이 불편했지만 이 사실을 타 매장 직원들에게 이야기하였다. 사람이 입을 타고 넘어가면서 꽤나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고 이후에 점장님의 귀에까지 들어간 것이다. 이로 인해 나에게 면담의 시간이 가져졌고 나는 현 상황에 대해 소상히 이야기하였다. 사실 고자질을 하는 느낌이라 찜찜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것이 오히려 긍정적인 방향으로 선회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싶었다.


 이후 부점장과도 면담이 되었는지 조심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그리고 내가 이야기한 둘 간의 관계는 앞에서 직접적으로 해명하지 못하면서 뒤에서는 내가 시기질투하여 만들어낸 것이라 변명을 하였다. 그 뒤 가식을 떨며 행동하였지만 수차례 부정적인 프레임을 씌우려는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할 일만 했다. 뭐 의미 없는 것에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았다. 나는 매장 어느 누구에게도 이성적인 대상으로 보이고 싶지 않았다. 업무가 끝난 이후에는 일체의 연락을 하지 않고 사적인 관계를 맺지 않았다.



 그와 일화는 참 시작이 좋지 않아서 인지 부정적인 것들이 많다. 필요에 의해 나를 시시때때로 깎아내리기도 했고 다른 대상을 공격하기 위해 동조해 달라며 이용하기도 하였다. 그런 모습들이 타인에게도 보여지면서 그의 프레임을 씌우는 행위가 신빙성을 잃었다. 재미난 일화로 끝까지 사내연애를 부인하였지만 외부에서 둘을 목격한 이들이 다수이고 연인같이 손을 잡거나 팔짱 끼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동반되어 나왔다. 심지어 자가 오피스텔에 거처를 마련해 주면서 결혼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여성이 퇴사를 하면서 이별했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지면서 흐지부지해졌다.


 그는 항상 여자들이 일을 더 잘한다며 상대적으로 남성인력이 필요했음에도 무시하고 인원들을 채용했다. 면접을 보면서 항상 외향적인 부분을 따졌고 그렇게 뽑힌 인원과 사적인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현재 나는 퇴사하였지만 여전히 그는 근무하고 있다. 다른 남아있는 이들에게 들어보니 변치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참 한결같다는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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