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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군 Jul 16. 2024

인사이드 아웃 2- 1부

어른이 된다는 건 기쁨을 잊어가는 것이겠지....

 어영부영 흘러 보낸 시간 속에 어른이 되어 버린 나는 여전히 알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이것저것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 중에서 정말 모르는겠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존재이다. 어떤  연유에서 이러한 선택이 나왔는지에 대한 분석의 데이터는 일정하지 않다. 분명 조금은 알 것 같고 그래도 나름의 공식을 따르는 모습이 보인다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여저히 없이 그것을 깨뜨리는 변수는 일어난다.


  그다지 학구열이 높지 못한 나지만 오기가 생김에 여러 방법으로 파악을 해보려 노력한다. 도대체 어떤 감정이 나를 이끌어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일까라 생각해 본다. 탐색의 시간을 용이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글을 쓰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적어 내려가는 것을 즐긴다. 글자가 문장이 되고 그것이 모여 문단 그리고 이야기된다. 나는 그것들을 곰곰이 읽어본다. 나 자신에 컨트롤 타워를 잡는 감정에 대해서 조금은 눈에 익혀진다. 그리고 이에 온전히 집중하여 나에 대한 이해가 뒤따른 의미 있는 선택을 해보고자 한다.





 13살이 된 라일리 삶은 정신없이 바쁘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치아교정도 하고 신체적으로 이전에 즐겨 입었던 옷들도 이젠 맞지 않는다. 많은 것들이 정신없이 변화되는 시간 속에서 라일리의 감정들도 분주하다. 성격섬들도 상대적으로 가족섬들은 줄어들고 우정섬은 커지는 달라진 모습들이 나타난다. 기억의 파편들은 그녀 자신의 신념을 만들고 삶의 선택의 기준이 되는 자아를 형성시켜 낸다. 그중 올바름이라는 키워드가 비중이 높아져 만들어짐에 따라 그레이스와 브리라는 절친이 생긴다.


  그녀들은 포크혼이라는 하키팀에서 같은 구성원으로 뛰며 서로 찰떡 호흡을 보이면서 게임에서 승리를 이끌어낸다. 이들의 경기를 인상 깊게 본 고등학교 아이스하키팀의 로버츠 코치가 다가와 하키캠프에 초정을 한다. 그곳은 매년 전국의 내로라하는 하키 유망주들이 3일 동안 모여 함께 합숙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좋은 인상을 남기면 다음 해에 최고의 팀인 파이어호크에 들어갈 수 도 있다. 라일리는 기대감과 설렘에 흥분을 주체하기 힘들다. 하지만 막상 집으로 돌아와서 실수를 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한다.



 한편 라일리의 감정들도 정신없다. 시시각각 변화의 변수가 일정치 않게 일어나는 그녀를 통제하기가 힘들다. 각각의 감정들이 분담하여 커버를 하지만 버겁다. 그럼에도 여전히 기쁨 이는 동분서주하며 문제들을 해결해 내는 모습을 보인다. 기쁨 이는 라일리의 나쁜 기억들을 모아 기억의 저편으로 날려버린다. 그렇게 그녀의 좋은 파편의 조각들만을 모아서 신념 저장소에 보관한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작스럽게 컨트롤판에 사춘기라는 버튼이 생기고 기계 보수가 이루어지면서 새로운 감점들이 등장한다. 바로 불안이, 부업이, 따분이, 상황이가 그들이다. 이들 중 특히 불안이는 열정과 에너지가 기쁨이 와 유사해 보일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기존의 감정들은 새로운 형태의 존재들의 등장이 낯설고 아직 적응이 되지 못한다. 이러한 감정들의 혼란스러운 상황과 함께 라일리도 정신이 없어 보인다.



 단짝 친구들 그레이스와 브리라는 다른 고등학교로 배정받고 헤어지는 것이 기정사실화되어 슬프다. 그리고 자신이 동경하는 파이어호크의 주장인 발렌티나 오티즈 통칭 벨을 만나는 것에 기대와 설레는 마음이 든다. 양가적인 부분들이 오락가락하며 혼란스러워한다. 드디어 캠프에 도착하여 들뜨는 마음으로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그녀의 눈에 동경의 대상이 들어온다. 벨과 만남의 순간 감정들의 컨트롤 기계를 만지던 기쁨 이는 기존의 하던 방식대로 접근한다.


 하지만 갑분싸 분위기를 만들면서 당황스러움을 마주한다. 이에 불안이 가 나서서 상황을 해결하려고 하고 그렇게 점차 주도권은 새로운 감정들에게 돌아간다. 그러던 와중 캠프에서 팀을 나누게 되는 상황이 되는데 밸리 라일리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같이 하자고 한다. 하지만 그녀를 선택하면 절친들과 찢어지게 된다. 이러한 고민 상황에서 불안이는 기존의 형성된 자아를 뿌리 뽑아서 기억의 저편으로 날려버린다. 그리고 자신만의 라일의 새로운 자아를 만들려고 한다.



 이를 반대한 기쁨 이를 포함한 기존의 감정들을 당황 이를 통해 유리병에 담아 가둔다. 라일리는 섬세한 감정이 필요하니 자신이 담당해서 관리하고 나중에 꺼내주겠다고 한다. 그렇게 유배된 감정들은 기억의 저편에 버려진 자아를 찾고자 여정을 떠난다. 한편 불안이 가 맡은 라일리는 그동안의 다른 모습들을 보이며 절친들과는 멀어지고 벨의 무리에게 집착하고 그 속에 들어가기 위해 동분 서주한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꼬이면서 라일리 답지 않음이 보여주는 부정적인 반대급부에 초조해지고 실수를 연발한다. 기쁨 이를 포함한 유배된 감정들은 한시라도 빨리 기존의 자아를 찾아 다시 그녀를 원래대로 돌리려 한다.



  나는 이번 영화의 전작인 1편을 너무나 재미나게 보았다. 그래서 후속 편이 나온다 소식에 너무나 반가웠고 기대가 되었다. 감정을 의인화하여 표현하는 설정이 너무나 흥미롭고 색다르게 느껴졌다. 사실 인사이드아웃 작품이 나오기 전 유사한 설정의 웹툰으로 유미의 세포를 먼저 접하였다. 연재되는 회차를 보며 언젠가 이런 설정의 영화가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너무 신선하고 재미난 소재이기에 이야기로 풀어나가면 꽤나 괜찮은 작품으로 나올 수도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혼자만의 망상이 얼마 되지 않아 현실이 되었고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영화로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나의 기대를 충족시키고도 남는 여운을 주었다. 1편에서 기쁨과 슬픔의 감정들의 여정들을 함께 하며 잊고 있던 나의 희미해진 순간들을 생각해보기도 하였다. 특히 빙봉이라는 어릴 적 라일라가 만들어낸 상상의 캐릭터를 보면 눈시울을 훔치기도 하였다. 어른이의 코드를 기가 막히게 찾아내는 픽사가 또 하나의 대표작을 만들어 낸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번 2편 또한 기존의 틀을 유지한 채 새로운 감정들을 추가 투입시키며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 보는 내내 여러 생각이 들었다. 다채로워진 캐릭터들과 성장한 라일리가 겪게 되고 고민하는 순간들이 상당히 공감이 가는 에피소드들이었다. 특히 이번 영화의 비중을 둔 불안이라는 감정을 보면서는 눈물이 핑 돌았다. 나와의 유사점이 느껴지면서 몰입되는 느낌이었다.


 사실 현대인들의 메인 감정이라면 불안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매 순간순간 실수 하지는 않을까 잘못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이에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크지 않나 싶다. 타석에서 들어선 타자에게 허용된 카운트는 현저히 적다. 원아웃만 되어도 좌절을 느끼는 게 현재의 통상적인 분위기지 않나 싶다. 그래서 라일리가 파이어호크의 일원이 되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절친을 버리는 모습이 낯설지가 않게 보였다.


 이번 편에서 사춘기의 주인공의 모습들에서 자아라는 부분에 포인트들도 상당히 좋게 느껴졌다. 기억의 파편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신념을 통해 만들어지는 과정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성장에는 수많은 변화의 연속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겪게 되는 감정들은 복잡하고 미묘하다. 단순하게 표현되었던 부분들이 세밀하게 줄기가 나눠진다. 그래서 갈피를 잡기 힘든 객체로서의 우리는 혼란스럽고 예민할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를 보며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던 부분을 거론하고 싶다. 극 중 기쁨 이가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건 기쁨이 줄어든다는 것일지도 몰라'라는 대사를 내뱉는다. 이 장면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 너무나 와닿는 말이었다. 어른이가 된 나는 웃는 날 보다 찡그리고 후회하고 슬퍼한 날들이 많았다. 오히려 내게 기쁨이라는 존재가 있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그래서 이 장면을 통해  마냥 단순하게 작은 것에도 행복하고 즐거운 했던 나의 모습이 그리워졌다.


  9년의 기다림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좋은 작품이었다. 더 복잡해진 라일리의 감정들을 통해 쌓여젼 간 에피소드들도 깊이가 있었고 새로운 감정들에 대한 매력도 느껴졌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전작의 빙봉을 대체할 만한 캐릭터의 등장은 없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다음 후속작들도 나와 사랑이라는 감정이 등장하면 꽤나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였다. 남녀노소 할거 없이 관람을 강추하고 싶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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