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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준형 Aiden Jan 01. 2024

자식들이 알았으면 하는 것들 #8

- 원자폭탄의 아버지 오펜하이머로 보는 종합적인 역량과 시대정신

#1. Background

"세상을 이해한다"는 것은 네가 보게되고 경험하게 되는 수없이 많은 세상의 일들을 해석해낼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 흐르는 맥락(Context)까지 파악하고 그 흐름 상에서의 해석과 처세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세상을 보고 있는 것과 같다.


최근 아빠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감독 중 한 분인 크리스트포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라는 영화를 보기 위해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라는 책을 독파하고 "오펜하이머"라는 영화를 보면서 세상의 커다른 Trend와 그 시대에 요구되는 시대정신이라는 거대 담론을 파악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2. What "American Prometheus" is telling us

오펜하이머의 거의 모든 주변 사람과 그 사람들과 나눴던 수많은 편지와 문서를 기반으로 다큐멘터리와 같은 형식의 책으로 크게 5 Chapter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 Chapter별로 요약을 해보았다.

(최대한 스포일러하지 않기 위해서 큰 줄기의 메시지로만 요약해보려고 노력했으나...)

1부
오펜하이머의 파란만장했던 성장기와 그 성장기 속에서의 다양한 에피소드로 오펜하이머(이하, 오피라는 별명으로 기입)의 불안정한 심리적 기반과 지적으로 다양하면서도 입체적인 경험을 하면서, 오피의 가장 근간이 되는 지적/정서적 토대를 파악할 수 있다. 즉,  오피는 입체적이고 다양성과 복잡성을 안고, 심플해지려는 과정에서 인격이 형성된, 모순과 역설이 엉켜있는 성장기를 보내었다. 이는 향후 . 2차세계대전 종전 이후 삶의 단면들을 이해하는 토대가 된다
2부
오피가 뉴딜정책의 진보성향의 조직들의 사람들과 다양한 현실문제(정치적인 사안)부터 물리학/심리학 등 아카데믹한 사안까지 다루면서 조직리더와 지적리더로서의 성장기를 그려내고 있다. 공산주의자가 아닌 비켜있는 사회적인 이슈, 예를 들면 노조나 소외계층 문제를 외면하지않는 행동하는 식자층이라는 이상적인 인물로 그려내고 있다. 즉, 1930년대의 공산주의자는 진보주의적 성향과 함께 자본주의의 어두운 단면을 살피는 정치적인 집단에 가까운데, 이를 종전 이후의 전체주의에 가까운 공산주의와 동일시 되면서 오피의 정치적인 약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반면, 불완전한 정서와 성격을 극복하면서 거대한 프로젝트를 총괄할 수 있는 인물로서 균형감각과 상당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개발하게 되면서, 맨해튼 프로젝트의 총괄책임자인 그로브스장군이 오피의 잠재력을 파악하여 리더로 간택되었다. 전혀 거대 프로젝트를 이끌 리더로서의 과거 행보가 없어서 파격적인 인사로 당시에 평가 받지만, 그로브스 장군은 자기와 완전히 반대성향이지만,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관점을 아주 손쉬운 메시지로 설득하는 역량과 파편화될 수 밖에 없는 (보안문제의 핵심인 구획화로 인해) 상황에서 종합하고 통섭할 수 있는 과학적 지식과 과학자로부터의 Reputation을 고려해봤을 때 그 잠재력을 좀 더 높게 산것 같다. 이것을 보면 리더의 가장 크게 요구되는 역량은 "사람을 알아보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역량인 것 같다.
3부
수천명과 복잡한 이해관계와 논리관계가 엉켜있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관찰과 그에 대한 인적 운영의 원칙들이 중요한데 이 부분을 오피는 초반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잘 정립하고 운영했다고 믿어진다. 특히 고립된 로스앨러모스 내의 다양한 커뮤니티와 이벤트. 그리고 그 속에 깊숙히 리더로서 참여함으로써 지지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구성원에게 주는 것은 성공의 중요한 요소이다. 더불어, 대량살상무기에 대해서 과학자로서의 윤리적 역할과 범위에 대해서 논의하는 과정 자체가 갖는 의미와 이를 통해 집단 내 합의된 가치는 존재의미 자체를 강렬하게 부여하게 된다. 여기서 닐스보어의 상보성과 연관되어, 결국 대량살상무기 사용을 통해 인류적인 파멸이라는 측면과 전쟁억지장치로 기존 전쟁의 종결을 가져오는 측면 모두가 있다. 가장 최악의 결과는 군사기밀로 감추어지는 것인데 이걸 오픈하고 국제연합기구를 만들어 새로운 주권과 권력구조 하에서 기존 전쟁 발생을 억제 하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물론 쉬운 여정은 아니었다.
4부
광기의 메카시즘이 뒤덮은 미국에서 처절한 희생양이 되어버린 오피는 서서히 그 빛을 잃어가면서 짧은 삶을 마감했으며, 그의 가족들도 결코 행복한 삶을 영위하지 못하였다. JRO hearing(보안 청문회이지만 인민재판_kangaroo court에 가까운)에서 이뤄진 비윤리적이면서도 법치국가로서의 원칙을 무너뜨린 사례는 부메랑이 되어 이를 행한자들에게 칼날이 돌아가긴 했지만 이미 군사복합체로 결집되어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이해집단으로 성장해버렸다. 이 후의 JF 케네디의 암살 등으로 미국현대사의 격변기를 거치게 되는데 자유민주주의와 법치국가로서의 토대는 이렇게 피의 역사로 이뤄질수 밖에 없는것 같다. 우리나라 현대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한명의 과학자가 세계 현대사에 미친 엄청난 영향력을 체감하면서도 한 인간에 대한 복잡성을 생각해볼 수 있는 책같으며, 이제 난 오펜하이머라는 영화를 볼 준비가 된 듯 하다. 

냉전이라는 새로운 힘의 세계에서 편협한 정치적인 기득권을 지키려는 인간에게, 거대한 힘인 불을 가져다주는 프로메테우스를 제거하기 위한 군부와 군수업체의 정치적인 공세가 다각도가 그려진다. 핵융합폭탄인 수소폭탄은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분열폭탄인 원자폭탄보다 천배에 달하는 온전히 태양의 힘을 갖추는 것으로, 냉전 이후의 쓸데없는 군비증강 경쟁으로 치닫게 되는 trigger가 되지만, 트루먼 행정부와 군부들은 그것이 세계적인 미국 영향력을 강화하고 소련 견제라는 명분으로 엄청난 예산을 투입한다. 이를 위해서는 핵기술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오피와 그의 과학자를 반공으로 제거해야 하는것이다. 6.25이후의 친일파들이 독립운동가를 반공으로 몰아 제거하고 남북의 긴장을 최고조로 이끌면서 기득권을 유지했던 것과 유사한 형태가 아닐 수 없다. 이때부터 FBI와 원자력이해단체는 끈끈한 공조가 이루어 지면서 도청과 날조, 프로파간다의 칼날이 오피에게 날아드는데 어느 정도 예상한듯 하다.

히로시마 나가사끼 원폭은 일본의 무조건적인 항복이라는 종전을 위한 것이 아닌 소련이라는 공산주의국가의 동북아지역에서의 영향력을 줄이고 세계적인 군사 영향력을 전 세계에 홍보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면서도, 인간은 정치적인 이기심으로 초래할 수 있는 재난에 가까운 의사결정을 서슴없이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역사의 광기가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다. 결코 윤리적이지 않은 인간의 본성. 따라서 윤리가 강조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https://www.youtube.com/watch?si=7n30c0h_C8b50HBM&v=N35IugBYH04&feature=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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