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고 왜 같이 살아요?
우리, 어쩌다, 이렇게 된 거니.
남편과의 결혼생활은 11년이었다.
스무살때 친구로 만나 연애를 시작했으니 군대에 가 있는 동안 헤어졌던 기간을 빼고라도 무려 이십년을 옆에 있었던 셈이다.
그런 사람을 갑자기 내 인생에서 삭제한다는 것은 이십년이 몽땅 날라가버리는 거여서 이혼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아이가 둘이나 있었으니까.
그런데도 이혼을 했다는 것은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테고, 그 탓을 서로에게 돌리며 미워하는 과정을 지났는데, 왜 우리는 이혼후에 같이 살게 된 것일까?
아니, 도대체 왜 이혼을 하게 된 거지?
아니, 애초에 왜 결혼을 한 거지?
끊임없는 질문들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헤집는데
시원한 정답 같은 건 찾을 수가 없어서, 그렇게 모르겠는 채로 지내온 5년이다.
내 나이는 마흔 넷,
아들과 딸, 그리고 전남편과 함께 산다.
사춘기를 거하게 지나가고 있는 아들은 불참하고
딸과 셋이 떠난 여행에서 족욕하는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