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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 Nov 18. 2024

풍경이 되어 가는 건물

가을을 닮았다

오늘도 과업수행 하 듯, 점심을 치운다.

어제와 달리 쌀쌀한 추위에 빌딩 사이를 바삐 걷는다.


그렇게 거북목으로 한 발 한 발 디디다,

한쪽으로 치워진 낙엽 더미에 발이 묻혔다.

이 많은 낙엽들은 어디서 왔을까?

단풍. 빼곡한 빌딩 사이에 단풍

고개를 들었다

허리를 세웠다

쇄골 가까이 턱을 당겼다


빌딩 사이 조그마한 숲, 가을을 닮았다.


굳이 올려다보지 않아도,

횡단보도 넘어 작은 숲이 보인다.

가을 하늘을 닮은 빌딩, 하늘을 담고 있었다.



오늘 하루 업무를 정리하고, 터벅터벅 걷는다.

밤을 담은 빌딩들.

그런 생각을 해본다.

한 발 뒤에서 바라보면, 빛 발하는 빌딩들이 예쁘다.

나도 빛을 발하는 빌딩 속에서 예쁜 풍경일까?

그렇게 묻기만 하고, 대답하지 않고 다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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