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밴져스에서 캡틴 아메라카가 아이언맨에게 “강철로 된 슈트 그걸 벗으면 뭐지?”라고 묻는 장면이 있다. 그 질문에 스타크는 “천재, 억만장자, 플레이보이, 박애주의자”라고 당당하게 대답한다. 과연 나는 어떨까? 교사를 제외하면 어떤 것이 남아있을까? 종종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내가 가진 여러 고민 중에 학교 밖의 나의 삶에 대한 것이다.
“교사가 아닐 때의 나는 무엇일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자의로든 타의로든, 언젠가 교사가 아닌 삶을 시작해야 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때를 준비하기 위해서, 또 내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노력은 교실 안에서의 내 능력 향상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나는 교사가 아닐 땐 학생이 되기로 했다. 대학원을 다니기로 결심했던 이유는 퇴근 후에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기 때문이었다. 물론 직접 다녀보니 내가 생각했던 대학원과는 달랐다. 그래도 배우는 내용 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고, 평상시에 관심이 없던 분야에 대해서도 탐색하는 기회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내가 고이지 않고 새로운 지식을 탐구할 수 있게 도와줬다. 수업에 집중을 못 하거나 숙제를 밀리는 우리 반 친구들의 마음에 공감하게 된 것은 덤이다.
외국어도 공부 중이다. 언젠가는 우리나라의 문화유산, 관광지를 외국인들에게 알리는 가이드 일을 해보고 싶다.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먼저 언어 점수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여러 이유가 동기가 되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틈틈이 공부 중이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일들을 시도하며 교사라는 슈트를 벗었을 때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중이다. 내가 학교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들이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정담이 있는 유형의 문제도 아닐 것이다. 그래도 확신이 드는 점은, 내 학교 밖의 시간이 쌓이면 교직에서의 무기가 되어주고, 나라는 존재의 정체성 형성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미래의 내가 학교 밖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알 수 없다. 지금과 비슷한 일을 할 수도 있고 전혀 다른 활동을 할 수도 있다. 그것은 취미 생활일 수도 있고, 내가 배우고 싶었던 기술일 수도 있다. 어떤 것이 되었든, 여전히 내게 도움이 되는 일이길 바란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새로운 자극을 받으며, 나만의 색으로 내일도 채워 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