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말과 힘
아빠는 폐암 수술 후 회복하며 지내고 계신다.
입맛이 완전히 돌아온 건 아니지만, 보내드린 뉴케어와 약을 꼬박꼬박 챙겨드시고 있다.
밥만 잘 드시게 된다면, 빠른 회복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
아빠의 혈액암 암밍아웃으로 가족 모두 적잖은 충격을 먹었다.
혼자 살면서 여전히 일도 하고 계시는 아빠는 건강체질이었기 때문이다.
(따로 살지만) 엄마도 충격을 받았고, 자식인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항암이 끝나고 바로 터진 폐암 판정도 그랬다.
아빠의 소식을 전해 들은 지인들은 하나같이 좋은 병원이나 먹거리를 추천해 줬다.
요양 케어에 관한 정보도 나눠주고 항암 정보도 나눴고, 아픈 이의 자녀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공감도 그랬다.
간호사 친구들은 아빠가 치료받는 병원에 아는 지인의 지인의 지인이라도 있는지 찾아봐주었다.
어른들은 맛있는 거 사드시거나 필요한데 쓰라고 금일봉을 주시기도 했고,
친정아버지가 혈액암으로 돌아가신 언니도 그랬다.
-나도 그때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어, 괜찮아.
얼마 전. 통화 중에 알게 된 형님은 내가 힘들 텐데 밝게 말한다며 마음 아파했다.
-혹시라도 병원비 같은 거 도움이 필요하면 얘기해라, 알았지?
급한 불은 이제 다 꺼졌다고 생각하는 시점에, 가만히 돌아보면
그런 주변 사람들의 응원으로 잘 지내온 것 같다.
2029년, 완치 판정을 받고 지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꼭 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