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식사
도서해설사 강의가 있는 날이다.
마침 오늘은 내 강의는 아니라서 스텝으로 참관을 하는 중인데,
퇴원 후 일주일 만에 병원에 간다는 아빠에게 전화가 온다.
잠시 나와서 전화를 받는데, 바로 담당 의사를 바꿔준다.
-아버님이 기침도 좋아지고 하는데, 식사를 못하신다고 하네요.
혹시 뉴케어라고 아세요? 그거 좀 사주세요.
-아, 네.
(엄마 말로는 아빠가 먹는 걸 좋아해서 입맛이 떨어지는 적이 잘 없다고 하는데)
강의를 마치고 아빠에게 전화를 했다.
아빠는 외래 진료만 받고 바로 집으로 가는 중이라고 한다.
입맛이 도통 없어서 음식을 쳐다보기도 싫은 정도라고 했다.
지난번에 보낸 뉴케어는 진작에 다 먹었다고 하셔서 급하게 배민으로 죽을 보내겠다고 했다.
뉴케어 주문하면서 죽 3종을 함께 주문했다. 두고 먹을 수 있는 거라.
-몇 동 몇 호였지?
아빠는 몇 호인지 정확하게 잘 모르겠다고 했다. 지금 예전에 비해서 목소리도 많이 변하고 기억력이나 발음 등이 조금씩 안 좋아지는 건 확실하다.
예전에 주문했던 주소를 온라인 사이트 여기저기에서 찾아서 배민 주문을 넣었다.
다행히도 아빠가 집에 도착하고 나서 죽은 도착할 시간이었다.
아빠가 살고 있는 곳을 검색하다가 신기한 것을 발견했다.
내가 요양보호사 수업을 나가는 곳은 대기업 법인인데, 거기에는 요양보호사 센터도 따로 운영을 한다.
그 센터가 아빠가 사는 아파트 근처에 생겨있더라.
전국 지점이 있을테니까, 하는 생각과 함께 어쩌면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아빠가 받아야하는 시기가 빨리 올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그 센터 홈피도 들어가봤다. 센터가 아빠 집 앞에 있어서 반가웠다는 것이 아이러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