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장. 병역 국가의 확장된 의무, "시민 서비스"
ㅡ 기본소득 이후의 시민서비스 구조
국가 의무
시민서비스 3000시간
├ 기본 병역 4개월 (대부분)
└ 기타 시민서비스 (외국인 + 일부 국민)
+ 매년 시민서비스 24시간
+ 2년 선택 복무
+ 직업군 확대
이 구조는
병역을 폐지하기 위한 설계가 아니라
국가 의무 전체를
다시 배열하기 위한 구조였습니다.
한국은 오랫동안
병역 국가였습니다.
국가의 존립을 위해
특정 성별과 연령의 시민이
일정한 시간을 바치는 구조는
한국 사회의 기본 전제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병역 기간은
과거 3년에서 시작해
2년으로 줄었고
이후 18개월까지 단축되었습니다.
그러나 기간이 줄어들어도
병역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무게는
오랫동안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병역은 사실상
유일한 국가 의무처럼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기본소득 이후에도
국가가 시민에게 요구하는 책임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구조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한국형 기본소득 체계에서
국가 의무의 중심은
병역이 아니라
시민서비스로 재구성되었습니다.
성인이 된 시민에게는
3,000시간의 시민서비스 의무가 주어졌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형태가
기본 병역 4개월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시민은
이 시간을
군 복무로 수행했습니다.
그러나 시민서비스는
군 복무로만 제한되지 않았습니다.
일부 시민과 외국인은
재난 대응, 공공 돌봄, 지역 서비스, 환경보호 등
다른 형태의 공공 서비스로
이 의무를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국가 의무의 범위는
성인 남성에서
사회 전체로 확장되었습니다.
병역은 더 이상
유일한 국가 의무가 아니라
시민서비스의 한 형태로
다시 위치를 갖게 되었습니다.
직업군인의 확대
기본소득 이후
한국은 직업군인 비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했습니다.
이는 군사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유지하기 위한
현실적인 조정이었습니다.
짧은 기간의 대량 동원에 의존할수록
군의 숙련도와 지속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직업군인의 확대는
군의 안정성을 높였고
동시에
일반 시민에게 요구되는 복무 부담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2년 선택 복무
기본 병역 이후
연장 군 복무는
또 하나의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군에서 더 오래 복무하기로 선택한 시민에게는
2년 선택 복무가 열려 있었습니다.
이 복무는
단순한 의무의 연장이 아니라
명확한 공공 계약이었습니다.
군사 영역에서
더 높은 수준의 책임을 맡기로 선택한 시민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주어졌습니다.
보상과 명예
보상은
금전적 혜택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2년 선택 복무를 수행한 시민에게는
공공 영역 전반에서
가산점이 부여되었습니다.
공공기관 채용,
공공 프로젝트 참여,
사회서비스 전문 과정 진입 등에서
그 경험은
명확한 이력으로 인정되었습니다.
그러나 변화는
보상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군 복무는
여전히
가장 밀도 높은 공적 의무 가운데 하나로
존중받았습니다.
군 복무 경험은
빼앗긴 시간이 아니라
공동체를 위해 책임을 선택한
시민의 경험으로
말해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의무의 재배치
중요한 변화는
누가 더 많이 희생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어떤 방식으로
공동체에 응답했는가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병역은
더 이상
유일한 충성의 증명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가장 밀도 높은 응답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 차이는
의무의 위계가 아니라
책임의 다양성으로
설명되었습니다.
기본소득 이후
병역 국가는
해체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병역을 포함한
여러 공적 의무들이
하나의 체계 안에서
다시 배열되었습니다.
국가는
더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어떤 책임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지를
다시 생각했습니다.
그 결과
병역은
덜 불공정해졌고
덜 고립되었으며
더 분명한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군은 약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병역을 둘러싼 갈등이 줄어들자
병역은
처음으로
사회 전체의 언어로
이야기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본소득은
세상을 구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사람들이
서로를 버리지 않아도 되는
조건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조건 위에서
사회는
다시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