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아 [시즌2] 에필로그

허미래의 마지막 증언

by 밀리폭

이것은

유토피아가 아니었습니다.


세상은 여전히

디스토피아적인 부분이 남아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삶의 어려움에 직면했습니다.


또 실수했고,

갈등했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들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기본소득이

그 모든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했습니다.

어떤 변화는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사람들은

한 번 경험한 것을

잊지 못합니다.


삶이 곧바로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는 감각,

선택이 곧바로 파멸로 이어지지 않는 사회,

그리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시간.


그것을 경험한 사회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기본소득 이후

세상은

조용히 달라졌습니다.


사람들은

조금 덜 두려워했고

조금 더 오래 버틸 수 있었으며

조금 더 쉽게

다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 변화는

통계보다 먼저

사람들의 표정에서 나타났습니다.



우리는

완벽한 사회를 만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사람들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아도 되는

조건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조건 위에서

사람들은

다시 선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선택들은

처음에는

아주 작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깨어있는 시간 동안

직업이 아닌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어느 순간

평생의 삶의 방식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직업을 가지고 있었지만,

직업이 곧

자신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돈을 벌지 않는 많은 일들이

사람들의 주요한 업적이 되었습니다.


봉사,

창작,

돌봄,

그리고

그저 함께 살아가는 일들.


기본소득을 받으며

자신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부정적인 낙인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다른 삶을 시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작은 선택들이

사회 전체의 방향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순간

우리는

하나의 질문에

다시 도달했습니다.


이 시스템이

한 나라에서 가능하다면

지구에서도 가능하지 않을까.



국가 기본소득은

출발점이었습니다.


그다음 단계는

지구 기본소득이었습니다.


국경은

여전히 존재했지만

기후와 자원,

그리고 경제는

이미 하나의 행성 위에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처음으로

그 사실을

제도 안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혁명이 아니었습니다.


아주 느린 변화였고

수많은 토론과

수많은 실험을 거쳐

조금씩 확장된 과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그 흐름은

멈추지 않게 되었습니다.


나는

이 변화의 시작을

기록한 사람일 뿐입니다.


이것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이제

나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우리가 처음 시작했던 질문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사람들이

서로를 버리지 않아도 되는 사회는

가능한가.


지금의 나는

그 질문에

조심스럽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가능합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그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beyond capitalism

—자본주의 이후—

의 시작이었습니다.


이제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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