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영국 호스피스 병원에 취직하다.
호스피스 인사담당자와 우연히 흡연구역에서 마주치고 그녀가 온화한 미소와 동정섞인 눈빛을 보냈을 때, 나는 이것이 기회임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집에 돌아와서 간절함을 가득 담아 메일을 썼다. 영국의 선진 호스피시 병원에서 얼마나 간절하게 일하고 싶은지, 어떤 일이든 호스피스 병원에서 일할 수만 있다면 영광일 것이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 봉사활동이라도 꼭 하고 싶다고 적었다. 영어 프리토킹에 약해서 그렇지, 한땀 한땀 공들여서 글을 쓰는 것은 자신 있었다. 그리고 인터뷰를 위해 작성해 두었던 인생 바인더를 첨부했다.
지금까지의 인터뷰 경험상 특히 연세가 있을수록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잘모르는 듯했다. 그래서 한국에서의 내 일상과 경력을 담아, 나를 소개하기위해 만들었다. 강점 소개를 빙자하였지만, 한국 환경 수준, 인프라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적어도 안전한 사람이라는 것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었다.
정성스런 메일 뒤에 그토록 기다리던 답장이 왔다! 흑흑. 얼마나 고대했던가.. 면접을 보러 오라는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