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호스피스 병원에 취직을 하다.
인터뷰하러 오라는 S의 메일을 받고, 떨리는 걸음으로 다시 M 호스피스병원로 갔다. 인사담당자인 S는 우선 너의 간절함은 알겠지만, 요양보호사(Healthcare Asistant)로 일하는 것은 자격증이 없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했다. 나는 얼른 무슨 일이든 호스피스 병원에서 일할 수만 있다면 영광이며 감사하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S는 웃으며 지금 오픈된 포지션이 Bank Catering Asiatant라고 했다. 포지션은 식당 보조인데 Bank가 붙는 것은 full time 직원이 아니라 주 35시간 이하인 아르바이트를 영국에서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부족하면 다른 house keeping 이나 다른 포지션과 병행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
이렇게 난 첫 직장을 얻었다. 카페테리아의 Chef 와 인터뷰는 너무 즐거웠고 환영해주었고 카페테리아 직원들과 모두 인사를 했다. 매우 반갑게 식구로 맞이해 주었다. 이것은 내가 영국에 와서 처음 영국인으로부터 그들의 society 안에 들어오게 허락한 일이었으며, 참 따뜻했다. 4층의 아늑한 병원이었고 직원들끼리 모두 알고 지내는 분위기였다.
일주일 동안의 경험으로 나는 영어울렁증을 벗어났다. 이게 이렇게 한 순간에 고쳐질거라고는 생각안했는데, 단번에 피해망상에서도 벗어나고 그들의 따뜻함에 나의 꽁꽁 얼었단 마음의 문이 자동 해제되었다.
사실 백수 1년이 넘은지라 3파운드만 준다고 해도 감사합니다 하고 당장 일할 판이었다. 그런데 최저시급보다 조금 높다고 했다. 이보다 취직이 간절하고 어려웠던 적은 없었다. 모든 것이 감사할 따름이었다.
- 백수시절 약 1년동안 살던 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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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2주만에 다른 요양병원 요양보호사 면접에 합격하여 호스피스병원에서 퇴사후 이직했다! 동시에 요양병원에 걸어다닐 수 있는 위치로 이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