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oreestory
Dec 04. 2023
뾰루퉁하고 슬픈 얼굴의 투우.
나는 지치고 슬픈 투사. 싸우고 싶지 않아.
아이는 화가 났다.
아이임을 순간적으로 잊게 하는 격렬한 표출.
익숙해지지 않는다.
하지만 자극이 더 해지지 않는다면 10분내로 감정을 추스릴 수 있게 된 아이. 아이의 감정조절능력은 조금이나마 더 자란 걸까.
정신연령,감정조절능력이 지적능력과 똑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매일 되새기며 부단히 노력할 때 이루어지는 성장.
'성장이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인지.
그런데도 자꾸 성장의 느림이 초조하고 불편한 것은 사실이고 머릿 속 다짐과 달리 자꾸 닥달하게 되는 여자. 아이가 화를 내는 만큼 여자도 엄마자신에게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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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못하는 혼란과, 불만, 그리고 쏟아질 부모의 질책에 아이의 발걸음이 멀어진다.
뾰루퉁하고 다친, 슬픈 얼굴은 미워 보인다.
그 얼굴은 너만의 얼굴일까. 그녀는 생각한다.
아마 지금 그녀의 얼굴도, 아이와 비슷할 것같다고.
뾰루퉁하고 아프고 지친 내 얼굴도, 너에게 미워보이겠지.
그녀가 느끼는 혼란과 불안과 불만.
우주인에게 듣는 짜증과 선생님들의 질책이, 그녀의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
피곤하고 슬픈 얼굴을 만든다. 아파보인다.
왜. 너는 그 잠깐을 기다릴 수 없을까.
왜. 너는 돌아서면 너가 무엇을 가지러 가는지 기억할 수 없을까.
왜. 너는 눈에 띄는 모든 것들을 만져보고 싶을까.
왜. 너는 그 많은 물건들을 꺼내고 꺼내고 꺼내기만 할까.
왜..
왜...
아이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묻는다. 말한다.
'왜 이렇게 되는 거야?'' 싫어!'
그의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상황과 없는 상황들의 연속.그녀 또한 하루에도 수십번씩 묻고 싶다.
'왜 그래야 해?'
둘 다 진심으로 궁금하다.
기다리고 기다리라는 말을 받아들이기엔, 우주인은 투우요, 탐험가, 용사이자 정복가. 그녀는 반격하는 투사가 되고 방어하려 기를 쓰는 토착민이다.
감정과 이성이 부딪힐 땐 엎치락 뒤치락.
감정이 이길 때가 있고, 질 때가 있고
이성이 질 때가 있고, 이길 때가 있다.
부딪히고 부딪힘이 어느덧 무아지경,
왜 싸우는 지, 왜 부딪히는 지 알 수가 없다.
아이도 엄마도 눈물 범벅.그 눈물이 피같다.
왜 우리는 이렇게 서로를 바라볼까.
스스로 기고 걷고 탐색하던 너를 보며 뿌듯하고 자랑스러워 했던 엄마는 왜 너를 그대로 인정해보지 않을까. 사랑하는 너와 나 자신을 위해.우린 서로의 이해와 위안, 사랑이 절실한 사인데.
내가 해 줄수있고, 해 주어야 하는 것은
너를 찌르지 않고 끝없이 안아주는 것, 사랑해 주는 것
너의 머릿속,마음 속 혼란과 불안가시 다 녹을 수 있도록.녹는 만큼, 그 곳에 예쁜 마음과 생각들을 키워 보고 싶다.
서툴어도 예쁜 마음과 생각 꽃밭을 보살피다 보면, 언젠가 그 꽃들 사이서 아이와 그녀도 절로 예뻐질 수 있지 않을까. 미운 표정 버리고 꽃같이 이뻐지고 싶다.
엄마가 되고 변하긴 했나보다.
혼자 예뻐지고 싶지 않은 마음.
같이 이뻐지고 싶다. 같이 이쁘고 싶다.
아이야, 조금만 아니 조금씩 도와줄래?
조금 빨리 아니면 조금 느리게 시작한다 해도 괜찮아.
우리 같이 마음 느슨 느긋해보자.까짓 거 조금 느린 게 뭐 큰 대술까.
넌 나에게 가장 소중한 투우. 싸우고 싶지 않아.
나는 너를 사랑하는 투사.
싸움판이 아닌 꽃밭에서 너와 함께 하고프다.
사랑해
사랑해,
아파도 너를 많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