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순간에,사로잡히기 일쑤다(이를 눈치챈 우주인이 요새 웃음을 이용하는 횟수가 늘고 있다-지구인 스킬 획득은 느리지만 진행형이라 엄마사람은 기쁘다)
•지구인들의 음악을 좋아하는 취향
그의 유영중에 들려온 음악들을 뇌리에 저장했다가, 어느 날 무심히 피아노 앞에 앉아 꺼내보곤 한다.( 주로 그녀와 한바탕 폭풍을 친 후라 우주인의 서투른 사과 표현을 대신해 주는 기술인 것 같다고 엄마사람 추측해 본다 /그녀의 바람일 확률이 반이다. )
•지구인들을 애정
•벤치에 앉은 노인들과, 서로 닮은 모자를 벗고 악수나누기를 즐긴다. (일명 빵모자.헌팅캡과 중절모들을 선물 받아 즐겨 쓰는데,어느 곳을 가든 할아버지들에게 대화 초대장 역할을 한다. 할아버지들과 아이의 대화는 보통 길고,속도가 빠르니 여자는 곁에서 눈 둘 곳을 찾느라 바쁘다/최근에 모자들을 연거푸 잃어버렸다. 재장만 해주어야 할지 말지 결정을 못내린 그녀다)
•길바닥 또는 트램에 앉아있는 노숙인 옆에 다가가 담소를 나눈다.(그가 지구인의 언어를 습득한 후, 여자의 눈은 늘 둘 곳 찾기 바쁘다.정말이다.)
•공사인부, 의사, 슈퍼마켓 종업원, 경찰 그 누구라도 관찰하며 그들의 일을 높이 산다.(여자의 눈동자는 자주 흔들리기도 한다.길 가다 냅다 경찰과, 장보다 점원과 아이를 사이에 두고 대화를 나누는 것은 정말 자의가 아니다.)
•어린 아가들과 친구들의 동생들을 보면 손을 흔들어주며 잘 크라 덕담을 뿌린다.(코미디는 꼭 TV에만 나오는 것이 아님을, 육아는 알려준다.)
•지구의 문명에 늘 감탄하는 팬심
주변의 온갖 기기들은 어찌나 신기한지, 그 안을 들여다보고 원리를 찾아 이해해하고 싶어 한다. 그의 어린 사람용 장난감으론 그의 머릿속에 쌓인 정보를 확인하기가 어려우니, 호시탐탐 영국인 아빠와 지구인 누나,한국인 엄마의 물건들을 분해해 부품을 가져가 실험을 하고픈 욕구가 크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뉴스 후, 폭탄제조에 흥미를 가졌을 때 한국엄마는 기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영국 아빠는, 즉시 집안을 돌아다니며 많은 물건들을 시야에서 치웠다. )
▪︎세상에 관련된 호기심과 표현이 넘침
지구에 온 지 대략 7년이란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는 여전히 낯설고 신기한 곳. 사랑하지만 그의 마음속 고향이 아닌 이곳을 연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호기심 충족을 위해서 여러 언어를 쉽게 구사한다.( 걸리면, 국적불문 빠져나갈 구멍 찾기 힘든 어른들이다.)
•용감한 행동파
일말의 리스크를 생각하지 않은 채로 그가 원하는 것을 향해 돌진한다. 어려서 미숙한 그의 몸은 생각지도 않고, 주저 없이 원하고, 요구하고, 달린다. ( 살아있는 매일이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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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여행지에서 짐을 풀고 나서야 준비가 완벽하지 못했음을 깨닫듯, 우주인의 사전 준비는 충분하지 못했다.
You are forced to hide what you are.
원래의 별에서 이 우주인은 사랑스러움과 용감함으로, 지구탐험에 제격이라며 추앙받지 않았을까.
이곳 지구에서는,
우주인의 호기심과 열정이고집이며,
우주인의 당당한 큰 목소리는시선들로부터
자유를 박탈당하며,
우주인의 행동은 무모하고 위험하며,
우주인의 열정은 질김이며,
우주인의 예민함과 요구는 터무니없음으로 치부된다.
우주인의 창의성은 성가심으로 곧잘 받아들여진다.
그와 찬찬히, 둘만의 시간을 가지는 지구인들 중엔 우주인만의 반짝거림에 흠뻑 반하는 이들도 있지만.그와 여러 아이들을 동시에 지도해야 하는 지구 어른들에겐 우주인은 매우 성가지고 어렵다.
이 지구를 선택하기 전에, 우주인이 미처 알지 못한 사실- 균일하지 않은 것, 같이 어우러지지 않는 것엔 두려움, 위협성, 피로를 지구인들이 쉬이 느낀다는 것이다.그로 인해,이런 지구인들 사이에서 성장해야 하고, 애정하는 지구를 탐험해야 하는 우주인에게 이곳은 쉬운 선택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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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엄마사람의 지향
가이드 역할을 맡은 엄마사람은 생각한다.
이 우주인이, 그가 사랑하는 지구에서의 탐험을 위해 이곳의 규칙을 더 배우고, 이곳 사람들에게 좀 더 비슷해져야 할 것 같다고.
하나의 규칙을 이해시키기 위해 백번, 이백번이 아니라 천 번을 말해줘도 자꾸 본능에 지는 우주인에게, 그가 탐험 중인 우주인인 것을 암에도 불구하고, 천천히 지구를 알아가라고 말해줄 수가 없다.
'Sorry. I can't say take your time.'
우주인이 좋아하는 학교에 보내주고 싶다.
우주인이 좋아하는 수영코스도 보내주고 싶다.
우주인이 바라는 생일파티도 열어주고 싶다.
우주인이 바라는 캠프들도 보내주고 싶다.
이질감을 재처럼 여겨 찡그리는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우주인을 지켜주고 싶다.이 우주인에게 우호적이고 기껍게 그를 반기는 세상도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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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에게 주어진 부담감
어린 그에게, 의지로만 해결이 안 되는 많은 것들을 매일 가르치다 요구하고 닦달한다.그를 위한 것인지, 그녀를 위한 것인지 점점 모호해진다.미안함과 분노와 슬픔이. 불안과 짜증과 좌절이 자주 그녀를 스치고 지나가기에.주어진 '어른', '부모', '가족'- 무엇보다 '엄마'란 타이틀이 참 버겁다고 조용히 끄적여본다. 속삭임일지라도 소리 내는 것이 저어히 우주인에게 미안하여.그래도 그녀는 수많은 지구인들, 그녀에게 익숙하고 닮은 종족들과 있지 않은가.
그의 질문에 기꺼이 눈을 마주쳐주고 외면하지 않으며, 손을 내밀어 줄 지구인들을 기대하는 우주인은 이방인.혼란과 두려움의 무게는 피차 비슷하게 주어졌다할지라도 그는 홀로고 어리다. 그래서 어깨에 달려드는 무거운 감정들은 또 털어내고 엄마사람은 우주인의 작은 손을 잡는다.
지구에서 우주인으로 보내는 이 어린 시절이, 씁쓸하고 외롭게만 기억되지 않길.
너를 너 자체로 환영하고 받아들여주지 못해 미안해.
어서 빨리 우리처럼 되라 닥달해서 미안해.
궁극적인 목표
오늘이 지나가는 만큼, 이 영특한 우주인은 조금씩 더 클 것이고 배우겠지. 그가 사랑하는 이 지구에 대해. 지구인들에 대해. 학교에서 우등생이 못될 런진 몰라도, 그가 사랑하는 지구 과목에선 언젠가 우등생이 되면 좋겠다고. 선하고 아름다운 지구인들을 많이 만나는 삶이 되었음 좋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