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oreestory
Jul 08. 2024
아이가 다친다,
뾰족뾰족 말들에.
달려들어 아이를 지키는 맹수같은 엄마고 싶은데,
나는 지렁이 엄마.
감싸 안았지만 온몸에 구멍이 뚫려버렸다.
나를 뚫고도 아이를 찌른 저 가시밭.
부디 너는 나을 수 있는 만큼만 찔렸길.
지렁이여도 행복했던 나는,
너가 나를 닮을까 이제야 버럭 겁이 나버렸다.
아이가 데인다,
경멸의 눈빛에.
달려들어 아이를 지키는 마법사같은 엄마고 싶은데,
나는 눈사람 엄마.
감싸 안았지만 애간장부터 먼저 녹고 있다.
나만 녹이지 너도 녹일까 애를 써봐도
나는 눈물로 변해버리고 있는 눈사람 엄마.
눈사람이여서 행복했던 나는,
너가 나를 닮았을까 이제야 버럭 겁이 나버렸다.
너를 고통에서 건져낼 수 있다면,
무엇으로라도 몇번이고 태어나 지켜주고 싶다.
아니, 너가 뾰족한 가시밭과 뜨거움을
통과 할 수 있게 되길, 그 소망을 먼저 앞세우고
뚫리고 녹아가는
나는 지렁이 엄마.
눈사람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