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oreestory
Dec 15. 2023
새해 떡국- 경고문이 필요한 메뉴
양조절 결심 여자 / 엄마
아침 햇살과 더불어 문득 든 생각.
해를 향해 고개 들고뛰던 아이가
일 년 내내 선크림 없이 외출불가 엄마가 되었다.
제일 예쁜 신발 찾던 아가씨가
제일 편한 신발 찾는 아줌마가 되었다.
네가 한 발자국만 내 딛어도 박수쳐주던 엄마가,
너의 한 발자국 느림에 뾰족 마녀가 되었다.
궁금했던 어른의 모습으로 살아낼려니
화장 품 없이 고운빛 내려면 도를 닦아야 하고,편한 신없이 뜀박질 아이 쫒는 게 버겁다.
어른이 되면, 응원과 격려를 받는 것보다 주어야 하는 하는 것도 이제야 알다니.
한 그릇에 한살 먹는다는 설날 떡국 너무 욕심내지 말걸 그랬다. 빨리 나이 먹고 싶어 후루룩 몇 그릇씩 먹던 떡국 지금도 술술 넘어가 문제다.떡보다 같이 먹는 나이가,소화 어려운데도 자꾸 먹는다.먹을수록 알아야 하는 게 너무 많다.내주어야 하는 게 너무 많다.역시 떡국 먹는 너에게,더 많이 먹은 내가 그 힘으로 격려와 응원,사랑을 쉼없이 빚어주어야 하니.
경고문, 적어도 안내문이 필요한 메뉴다.
다가오는 새해엔, 딱 감당할 수 있는 한 그릇만 먹어야지.이제야 천천히 나이 먹고 싶다. 한 그릇 먹을 거라면 어떤 떡국 먹을지도 잘 생각해 봐야겠다.잘 먹고 잘 소화할 수 있도록.그래서 또 많이 내어 줄 수 있도록.
뒤늦은 양조절.가능할런지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