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서 12시간만에 스웨덴에 알란공항에 도착했다.
편도 12시간인데 약 40만원밖에 안하는 직항 저가 항공을 운좋게 구입했지만 기내식을 따로 신청안해서 비행기에서 물한모금밖에 못먹었다. 배도 고프고 어마어마하게 지친 우리는 더 어마어마한 북유럽 물가에 대면하게 되는데, 태어나서 가장 맛없게 먹은 싸구려 샌드위치를 무려 만이천원정도나 되는 돈을 주고 먹었다.
공항 샌드위치 가게에서 허기가 져서 허겁지겁 때우고는 숙소가 있는 스톡홀름 시내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스톡홀름 시내에 도착해서 배낭은 메고 내렸는데, 시간이 분명 오후 4시반인데, 저녁 8시와 같이 해가 거의 다 졌고 우리는 차가운공기와 낯선 풍경과 마주했다.
우선 예약해놓은 도미토리로 가서 체크인을 하고 아직 잘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까 뭐든 해야했지만 딱히 여행 계획이 없이 떠나와서 그냥 우선 걷기로 했다.
이미 밤이 된 스톡홀름의 낮.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었다. 앞으로 해가 없이 버텨야 하는 아홉시간.
밤이 긴 나라의 사람들은 어떨지 상상했다.
이렇게 햇빛이 부족해서 동남아에 여행온 유럽사람들은 그렇게 하루종일 해변에서 해를 갈구하며 누워있었구나. 이런 생각도 하며 이 밤을 어떻게 즐길지 남편과 고민했다.
하루도 채 안되서 여름나라에서 겨울나라로 날라와서 그런지 몸에 한기가 확 느껴져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러 카페에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