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마치고 몸도 마음도 무겁게 현장으로 복귀했다. 쉬었는데 다시 쉬어야할 것 같다. 늦지 않은 오후에 매일 같이 일은 시작된다. 수업하는 집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다보면 벌써 몸에서 땀이난다. 벨을 누르고 문이 열리자 중문 사이로 거실에서 뿜어지는 시원한 공기가 와 닿을때 안도한다. 거실엔 에어컨이 돌아가지만 작은 방으로 들어가면 여전히 밀어내지 못한 열기가 남아있다. 부모는 선풍기를 미리 내어 방으로 들여준다. 돌아가는 선풍기에 의지해 수업을 하기도 하고 이마저도 미안해하는 부모는 거실에서 수업하라고 손짓하고 자신들은 안방으로 들어간다. 사려 깊은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이 학기가 시작되자 아이들의 사교육 시간은 더 늘어난다. 일 학기 보다 한 두 과목 더 늘어난 일정을 해내는 아이들의 시간표를 보자 탄성이 나온다. 대한민국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 맞나? 수업이 적어도 다섯 개 이상은 되기 때문에 시간표를 부모가 먼저 정리하고 교사와 일정을 맞춘다. 과연 아이들도 바쁘고 교사들도 바쁘다. 대한민국은 아이들은 공부를, 어른들은 일을 쉬지 못하는 나라임을 반박할 수 없다.
다산 정약용선생은 정조의 총애를 받았으나 정조 사후 18년 간 유배지에서 책을 읽고 쓰는 일에 몰두하며 일상을 보냈다고 한다. 그는 <심경>을 통해 내면을 다스렸다고 한다. <심경>은 공자, 맹자, 주자의 가르침을 모아 엮은 책인데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마음을 수양을 하기 위해 보던 책, 쉽게 말해 마음공부를 위해 보던 책이다. 좋은 글귀들이 많겠지만 심경의 저자 진덕수가 이렇게 썼다. " 사람의 마음은 늘 위태롭고, 도의 마음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오로지 정밀하게 살피고 한결같이 지켜 그 중심을 붙잡아야 한다.” 사람의 중심을 붙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학문과 수양이 겸비되어야 한다. 지식이 없으면 제대로 살필 수 없고 수양이 없으면 한결같을 수가 없다. ‘중심을 잡으라’는 말은 마치 중용(中庸)을 지키라는 말과도 연결이 된다. 무엇에도 침해받지 않은 고요하고 평온한 마음을 지키는 것이다. <다산의 마직막 공부 >중에서
성인이나 현자가 아닐지라도 일상에서 휘둘리지 않는 연습을 매일같이 해보자. 달아난 마음의 중심을 다시 찾아와 무사히 나를 지켜내는 일 , 삶에서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일임을 잊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