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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너지드링크 Jan 19. 2024

약사인 나조차도 영양제를 잘 몰랐다니.

아는 만큼 보인다.

첫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했었다. 뭐 하는지도 모르고 들어간 과였기 때문에 기대도 없었지만 특히 재미있었던 과목이 인체생리학이었다. 몸속에 사이클들이 진짜 많은데 하나가 들어오면 연쇄반응을 일으키면서 사이클이 돌아가는 게 그렇게 재미있었다.

마치 내 몸속에  정교한 기계가 있어서 다양한 재료들로 생산물을 만들고 찌꺼기를 배출하는 것이, 흡사 공장 같다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여러 가지가 맞물려 내 몸 공장이 잘 돌아가는 거였구나!

사이클을 외우고 시스템을 공부하다 보니 인체란 참 신비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뭔가를 먹고 움직이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것.

그 세월이 흘러 다시 약학을 공부하면서도 생리학, 독성학 등이 흥미로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약국에 나와서 일할 때, 제약회사에서 일할 때, 병원에서 일할 때는 어느새 이론들은 안드로메다로 사라졌다. 이론은 이론이고  현실은 제시간에 빨리 조제하고, 복약지도는 정확하게, 계산도 정확하게.. 정도라고나 할까.


중국집에 신속, 정확한 배달이라고 쓰여있다면 약국은 신속하고 정확한 조제와 복약지도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살짝 거짓말이 섞인다.


중국집: "짜장면 언제 배달돼요?" /" 지금 출발했어요"

약국 : " 내 약 언제 나와요?" /"금방 나옵니다" (사실 한 달분 조제인데 약 개수가 많으면 오래 걸린다)

그렇게 너무 신속 정확하게 살면서  나는 내 몸이 아픈지도 몰랐다. 공장에서 뭔가가 부족하다고 신호를 보내는데도 그 신호를 무시했나 보다.


비타민B군 영양제를 먹고 눈이 떠지니 이제 내 몸을 조금 더 자세히 관찰하기로 했다. 가장 큰 문제는 피로.

로에 좋은 영양제 검색도 해보고 찾아도 봤는데 웬걸.. 인터넷에 정보들이 쫙 있는데 그 밑에는 모두 자기 회사 제품 광고였다. 읽어보면 그 제품들 다 사 먹어야 할 것 같은 느낌? 거기다 주위에서 왜 이렇게 이것저것 먹으라고 하는지.. 그래서 그때부터 영양제 공부와 내 몸 공부도 같이 했다. 그렇게 공부를 하다 보니 영양제 고르는 나만의 원칙이 세워졌다.


첫째, 지금 내 몸이 어떤 상태인지부터 파악하고 식습관, 생활습관부터 살피기

기본적으로 성별, 나이, 활동 정도 등에 따라서 필요한 칼로리나 영양소가 다르다. 야근 많이 하는 사람, 음주 많이 하는 사람등  각자의 생활습관에 따라서도 추천 영양제가 달라진다. 끼니를 자주 거르고 가공식품 위주로 먹는 습관이 있다면 생활습관과 식습관 개선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영양제를 먹어도 근본을 바꿀 순 없기 때문.


둘째, 자의적 판단은 자제하고 진료는 의사에게, 약과 영양제 상담은 약사에게.

온라인 정보 맨 밑에는 건강 정보로 위장한 영양제 광고도 많다. 진짜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면 무턱대고 영양제를 구입하지 말고, 근처 약국이나 병원에서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게 좋다.


셋째, 지금 가장 필요한 것부터!

나는 피로가 가장 큰 문제였다. 지금 당신의 가장 큰 문제는?


넷째, 약효를 고려한다면 일반의약품 영양제, 믿을 만한 회사 제품 선택

다 같이 영양제라고 불리지만 약국에서만 파는 일반의약품, 약국 외에서 판매 가능한 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 기타 가공품이 있다.  질병의 치료, 예방을 위해 영양제를 먹는다면 약효가 보장된 일반의약품을 선택. 하지만 일반의약품으로 제품화된 성분이 없는 경우나 평소 건강을 챙긴다면 건강기능식품도 좋다. 단 생산, 품질 관리가 잘되는 믿을만한 곳에서 나온 것으로!


모두들 건강생활 즐기자고요.   더 자세한 내용은 영양제특강》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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