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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너지드링크 Sep 10. 2020

날아라 자전거.

한번 배운 기술은 영원한가

요즘은 자전거 도로가 너무나 잘되어 있다. 지나가는 수많은 자전거들. 하지만 나는  자전거를 볼 때마다 름이 돋는다.


내 최초의 자전거 타기 기록은  여의도가 '여의도 공원'이 아니고, '여의도 광장'이었던 시절이다. 아마 대학생 때였던 것 같은데 국회 의사당을 바라보며 자전거를 탔던 기억, 그 옆은 차가 쌩쌩 다니는데 정말 작은 봉 하나로 경계를 구분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머릿속에  '내가 저 봉을 넘어 차도로 들어가면 어떡하지' 이렇게 걱정했던 게 떠오른다.


그 이후 거짓말 안 보태고 한 번도 자전거를 안 타다가 15년쯤 지난 어느 날,  친구가 양수역에서  자전거를 빌려 준다는 말을 듣고 신혼 1년 차인 나는 신랑과 양수역으로 향했다.


마감 시간이  다 되어서 30분이라도 탈 거냐고 묻는데  다를 때 같으면 다음에  한다고 했을 걸 그날 꼭 하겠다고 두 대를 빌렸다.

한번 배운 기술(자전거, 수영 등~)은 안 잊어 먹는다는 말을 철썩 같이 믿고 간도 크게 집채만 한 자전 빌린 나.


양수역에서 출발하는 자전거 도로,  자전거가 신나게 움직이고 바람을 느끼며 는 기분이 꽤 좋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리막길~

속도 제어가 안된다.

갑자기 공포가 밀려오고 나는 자전거 쉼터가 보이는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었다.


그 순간  앞에 무엇인가 쾅 부딪히면서 눈앞으로 붉은 것이 줄줄 흐른다. 의식이 혼미하고 갑자기 사람들이 뛰어온다.


'나 다친 건가.'  


"괜찮아?"


신랑이 다급히 나를 부르는데 울고 있다. 다 괜찮은 것 같은데 얼굴에 감각이 없다. 어디선가 계속 흐르는 피는 이마에서 나는 듯싶다. 그리고 코~  코가 없어진 느낌이다. 손으로 코를 찾겠다고 만져보니 콧등이 사라졌다.


'나 코가 부러진 거구나.'


그렇게 내 생애 처음 앰뷸런스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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