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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현 작가 Jul 19. 2024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SNS 글쓰기

글쓰기 할 때만큼은 색안경을 끼자

내가 좋으면 남에게도 추천하는 오지라퍼다 보니, 주변 사람들에게 SNS 글쓰기를 자주 권한다. 써보니까 이렇게 좋은데 이 좋은걸 나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인의 옆구리를 쿡, 찌를 때마다 돌아오는 답변은 '쓸 것이 별로 없다'는 말이었다.



매일매일 똑같은데 어떻게 SNS에 글을 써? 나는 좋은 곳을 다녀온 것도 아니고, 재미있는 일도 안 일어나고, 유행에는 관심도 없어.

 SNS 글쓰기를 추천하면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보여줄 만한 '자랑할 것'이 있어야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행에 민감해야 하고, 좋은 곳을 가야 하고, 좋은 물건을 써야 SNS에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처음 SNS에 글쓰기를 시작했을 때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만한 것이 없는데' 하고 말이다. 그런데도 일기장이 아닌 SNS 글쓰기를 하고 싶었다. 그 이유가 뭘까? 마음속 깊은 곳에 밀어두어도 자꾸만 고개를 내미는 욕망은 바로, '나를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욕구,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었다. '누가 내 글을 보면 어떻게 하지?'와 '사람들이 내 글을 좋아해 주었으면 좋겠다'라는 두 가지 마음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가며 SNS에 글을 썼다.



일상을 기록하다 보면 특별해진다

글로 당장 남기고 싶은 특별한 일들은 '가끔' 일어나는 이벤트였고, 그것만 쓰기에는 턱없이 글감이 모자랐다. 결국, 꾸준히 쓸 수 있는 글들은 평범한 일상을 담은 것이었다. 그렇게 일상을 기록하며 알게 된 것은 '일상'이야말로 가장 좋은 글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상 속 글감을 찾아 써냈을 때 마음속에 꽉 차오르는 뿌듯함은 하루하루를 더 즐겁게 만드는 엔도르핀이 되었다.

특별한 곳을 가지 않아도, 특별한 음식을 먹지 않아도, 특별한 경험이 없어도 글쓰기는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다. 일상을 기록한 글들은 어떻게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을까?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바라보는 색안경 - 나만의 프레임을 가지자

신발 가게에서 신발을 사고 나오면 길거리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신발'만 눈에 보인다. 내가 산 신발이 괜찮은 신발인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내 것 보다 더 좋은 신발은 없는지 끊임없이 타인의 신발을 힐끗힐끗 보게 된다. 눈에 '신발'이라는 프레임이 생겼기 때문이다. SNS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내가 관심 있는 것으로 관점을 모으면 그에 맞게 프레임이 생긴다. 프레임 속에서 전혀 관련 없던 것들도 '내 관심사'와 연결하게 된다.



 

'벚꽃이 마냥 반갑지 않은 이유'를 쓸 때 그랬다. 피부가 민감한 첫째는 봄, 가을 환절기에 가려움이 심했다. 아이는 끊임없이 온몸을 긁었고, 상처가 나을만하면 손톱에 딱지가 떨어져 더 큰 상처가 나고는 했다. '어떻게 하면 아토피를 낫게 할 수 있을까?'가 머릿속에 꽉 차있었다. 아이의 피부 때문에 한껏 예민해진 어느 봄날, 벚꽃길을 걷는데 벚나무에 살짝 벌어진 틈이 꼭 아이의 상처같이 보였다. '꽃을 피우기 위해 벌어져야만 하는 꽃몽오리처럼, 아이도 크는 과정에서 아토피가 조금씩 좋아지지 않을까' 벚꽃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봄마다 벚꽃은 아이가 커가는 시간을 '견뎌낼' 수 있도록 나에게 이야기를 해 주었다. 괜찮다고, 크고 있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그렇게 벚꽃은 나에게 '위로의 꽃'이 되었다.




 '빛쓰다' 글쓰기 모임의 '마중물' 작가님은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 관심이 많고, 일상에서 마주하는 순간순간마다 '삶의 태도'를 배우는 작가님이시다. 작가님의 글 중에서 '새우젓 같은 여자'는 그런 작가님의 관점이 잘 드러난다.

새우젓은 새우가 소금에 허물어져야 비로소 젓갈이 된다. 새우가 '나 잘났다!' 하고 자기 존재를 드러내다 보면 결국 새우젓은 되지 못한다. 마중물 작가님은 '새우젓 같은 여자'에서 그런 새우젓처럼 살아가는 사람이 고픈 마음을 글로 쓰셨다. 나의 존재가 타인에게 완전히 스며들어 흔적조차 남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을 담은 글이다. 이 글을 읽은 다음, 새우젓을 쓸 때마다 '타인에게 스며들어 존재하지 않지만 상대방을 성장시키는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글을 쓸 때만큼은 색안경을 끼자.

일상 속 모든 일들을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의 주제의 관점에서 바라보자. 그 프레임 안에서 소재를 다양하게 변주해 써나가다 보면 어느새 글 한편이 완성되어 있을 것이다. SNS에 글쓰기를 시작하기로 했다면 그건 '나는 이렇게 세상을 바라보고 있어요'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내가 가진 색안경의 수만큼, 나의 글이 다채로워지고, 일상 속 특별한 순간을 더 자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의 글감❣️


'강제연결' 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생성형 AI로 그림을 그릴 때 서로 연결고리가 없는 것을 강제로 연결시켜 그림을 그리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그림을 그리다보면 전혀 새로운 작품이 탄생하기도 해요.



위 그림은 생성형 ai인 마이크로코파일럿에 '황금 다이아몬드가 있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탕후루' 라는 명령어(프롬프트)를 입력해서 그린 그림이에요. 서로 관련없는 보석과 탕후루가 만나 세상에 없는 고급스러운 탕후루가 탄생했죠?



글쓰기에도 강제연결을 해 볼까요?



요즘 나의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내 머릿속을 꽉 채운 것은 무엇인가요?

나의 관심사와 관계없지만, 오늘 먹은 음식, 만난 사람들, 읽은 문장, 광고, 차창밖 풍경 등 일상에서 마주친 것들과 연결지어본다면?어떻게 연결해볼 수 있을까요?

어떤 프레임으로, 무엇을 무엇과 어떻게 연결지어볼까?

물음표를 가지고 일상을 지내다 보면 느낌표 가득한 세상을 만나실 수 있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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