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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필시인 Mar 05. 2024

아쉬운 노래 1. "무명의 꿈"

"이름 없는 가수의 꿈"이라고 해야 할까

이 노래는 어느 가수의 이야기이며 또한 나의 이야기이다.


앨범이 없는 상태에서 누군가 만나서 같이 음악을 하자고 하면 아무도 듣지 않았다.

그래서 그때는 말대신 보여줄 앨범이 필요했다.

아마추어 수준의 노래로 녹음해서 발표한 이유이다.

앨범이 나오고 누군가 얘기할 때 앨범을 보여주고 들려주면 많은 부분이 해결되었다.

소통을 위해 불가피한 녹음이었다고 말해본다.

지금 내가 들어도 정말 이 노래 아깝다. ^^


미스트롯의 홍자를 너무나 좋아하는 형님이 계셨다.

말을 시작하면 홍자로 시작해서 홍자로 끝이 났다.

미스트롯의 인기가 절정으로 치닫던 그때는 트로트의 인기를 주체할 수 없었다.

서부시대의 마차처럼 거침없었고 내리꽂는 롤러코스트처럼 짜릿했다.

유난히 노래를 좋아하셨던 형님에게 흥이 폭발한 황금기였다. 

어느 날 자신이 처음에 홍자의 노래를 좋아하다가 나중에 사람 홍자를 좋아하게 된 이야기를 해 주셨다.

홍자가 인터뷰를 한 내용을 말씀하시면서

"사람을 좋아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어"라며 웃으셨다.


홍자의 가수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월세 보증금 100만 원의 지하 단칸방에서 서울 생활을 시작했다.

싼 월세 보증금의 의미는 방이 좁고 낡았다는 말을 품고 있다.

"그때 힘들었던 건 좁고 낡은 방이 아니고 지저분한 것이었어요.

자다가 깨면 바퀴벌레가 얼굴을 지나가고 있더라고요...."

이런 방을 15번 이사하면서 무명생활의 긴 터널을 지났다.

유튜브에서 홍자를 검색해 보면 좁은 골목에서 공연을 하는 영상도 있다.

과거에 장윤정도 산꼭대기에서 공연하고 경운기 위에서도 공연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홍자 또한 만만치 않았다.

엄마가 매니저 일을 봐주신 때도 있었다.

노래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홍자를 챙겨주는 건 엄마의 몫이었다.

얼마 되지 않던 행사비가 들어오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러면 엄마가 몰래 자신의 돈으로 행사비가 들어온 것처럼 보내줬다고 한다.

"엄마 행사비가 반밖에 입금이 되지 않았어?"

이상해서 홍자가 물으면

"돈이 없나 보다야..."하고 넘어가기도 했다고 한다.

행사비가 들어오지 않으면 홍자가 기가 죽을까 봐 엄마가 대신 입금해 준걸 홍자도 나중에야 알았다고 한다.


어려운 시간을 지나 미스트롯에 출연하면서 가수다운 가수로 활동을 하게 되었다.

명성도 얻고 살림도 예전보다 좋아졌다.

성공했다고 어려움이 없는 건 아니다.

힘들면 힘든 데로 잘되면 잘 된 데로 어려움이 있는 게 세상살이다.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은 건 성공해도 고생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홍자는 엄마와 자주 이야기하고 통화도 많이 하는데 어느 날은 홍자에게 이런 말씀을 해 주시며 위로와 격려를 해 주셨단다. 

"지나고 보면 힘들었던 것도 잘 된 것도 다 너의 복이다."

이 말씀을 듣고 홍자는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 진짜 나의 복은 내가 엄마를 만난 거예요"

이 말을 들으니 나도 가슴이 짜안했다

그래서 만든 노래가 "무명의 꿈"이다.

원래의 노래 제목은 "홍자의 꿈"으로 했다가 꿈을 가진 모든 사람의 이야기 같아서

"무명의 꿈"으로 바꾸었다.



 "무명의 꿈"


열다섯 번 이사를 하고 나는 꿈을 이뤘지

무대에서 그대에게 노래하는 꿈  끝나지 않을 노래


하늘 아래 내가 편히 쉴 곳 없어도 꿈을 멈춘 적 없어

덥고 추운 좁은 집 지쳐 잠자도 꿈은 잠든 적 없어


늦은 밤 노래가 끝이 나도 나를 기다린 사람

힘든 것도 잘 된 것도 천복이라고 엄마는 말씀하셨지


엄마 이것 알아 진짜 나의 하늘 복은 엄마를 만난 거예요

나의 꿈 나의 노래 나의 힘 당신이 나의 무대



https://www.youtube.com/watch?v=0FZXET0TU8E



이 노래의 가사를 쓰고 곡을 붙여서 2021년 02월에 트로트리 앨범으로 발표를 했다.

아는 형에게 들려주니 이 노래는 홍자가 불러야 하는데 하시며 농담조로 말을 했다.

하지만 안다. 진담이란 걸.(웃음)

"애구 망쳤네 망쳤어. 이 좋은 노래를.... 아~ 너무 아깝다. 네가 부르면 안 되지. 이 좋은 노래를, 아깝다."

나도 안다. 내가 망친 거... 하지만 내가 아니면 누가 부르랴.

이때는 내 노래를 불러줄 사람이 없었고, 나도 한번 내 목소리로 앨범에 올리고 싶었다.

어느 날 누군가 이 노래에 맞는 가수가 나오면 다시 녹음할 계획이다.


세상일은 모르는 일이다. 혹시 아나 언젠가 이 노래의 주인공 홍자가 부를지....

잠들지 않는 꿈을 꾸는 세상의 무명의 꿈과 함께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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