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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필시인 Feb 13. 2024

오늘까지만

악보 없는 노래

시작.

시작은 시작하기까지 너무 어렵다. 출발하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생각하고 알아보고 계획하고 결심한다. 하지만 출발하고 나면 또 반은 온 것이다. 출발은 하기까지 어렵고 출발하고 나면 쉽다.

 음원에 앨범을 내야지.

 이렇게 생각은 했지만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시도.

 어디부터 시작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어서 되는대로 이것저것 검색해 보기 시작했다.

 네이버, 카페, 블로그, 유튜브, 크몽, 각종 재능기부 사이트, 인스타그램 등등 될 수 있으면 무작위로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검색하며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했다.

 몇 날 며칠을 검색하고 검색했다. 알아보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한 번에 찾을 생각을 하지 않고 많이 헤매어 보기로 했다. 길을 갈 때 목적지에 한 번에 도착할 수도 있지만 결코 한 번에 길을 찾는 것이 좋은 일도 아니다. 목적지에 가기 위해 많이 헤매어봐야 가장 빠른 길도 알 수 있고, 돌아서 가는 지름길도 찾을 수 있고, 주위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기는 것이다. 많이 헤매어본 사람은 다음에 거기에 가서 길을 찾는데 고생을 하지 않는 법이다.

 

 일단. 

 나는 방향을 정했다. 미국의 작곡가 어빙 벌린처럼 전문 편곡자와 만나서 도움을 받기로 했다.

 나를 도와줄 수 있는 누군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일인가!

 일단 시작해서 부딪치는 것이 중요했다.  많이 만나보고, 일단 해보고, 그리고 많이 실패하기로....

 한 번에 성공해서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는 힘들다. 나는 이쪽 일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기 때문에.

 그래서 그냥 해보기로 결정했다.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가볍게 생각하니 마음이 가벼워졌고, 그 가벼운 마음으로 무언가 시도해 볼 여유가 생겼다.

 검색을 통해 알아본 몇 곳의 스튜디오에 연락을 하고 미팅 약속을 잡았다.

 어차피 돈을 들여야 하는 일이어서 어느 정도 예산을 잡았다. 여유가 없는 돈이어서 알뜰하게 써야 했지만 일단은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편하게 마음을 먹기로 했다.


 신천역.

 약속시간에 맞춰 신천역에서 내렸다. 10분 정도를 걸어서 약속장소에 갔다. 스튜디오는 지하에 있었다.

 집에서 출발하며 시간과 장소를 확인하고 네이버 지도의 도움을 받아 길을 확인하고 왔다.

 오면서 수많은 질문과 걱정이 있었지만 미팅을 앞에 두고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 장기나 바둑은 첫수로 결과를 알 수 없다. 두면서 확인하는 것이다. 우리의 일도 그렇지 않은가.

 알뜰한 생활공간 옆에 스튜디오가 있었다. 별도의 녹음실이 없이 작업실 안에 녹음 마이크가 놓여 있는 편안한 공간이었다.

 이피디님과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가사와 핸드폰에 녹음한 노래를 들려 드리고 노래로 만들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이피디님은 전문적으로 나와 같은 사람과 협업하여 앨범을 만드는 일을 하는 분이었다.


 순서.

 핸드폰 메모장의 가사를 보며 핸드폰 녹음기에 녹음해 온 노래를 들었다.

 아무 반주 없이 나의 목소리로만 녹음한 노래였고,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아서 작업을 하기에 어려움이 없다고 말씀을 해 주셨다.

 나보다 2~3살 많아 보이는 나이에 좋은 인상의 이피디님은 많이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궁금해하는 것들에 대해 하나하나 차근차근 설명을 해 주셔서 이 분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서로 어느 정도의 비용으로 할지에 대해 사전협의가 있어서 결정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일단 노래의 정확한 코드를 따고 전체 음과 리듬을 확인 후에, 편곡작업을 마치고, 전문 스튜디오의 녹음실에서 녹음을 하고, 기타 연주를 녹음한다. 그리고 믹싱과 마스터링을 해서 앨범으로 나온다고 했다.

 나는 내가 노래실력이 없으니 대신 노래를 불러줄 가수를 소개받기를 원했고, 이피디님의 후배가수를 소개해 주기로 했다.


 처음.

 일단 앨범으로 가는 첫걸음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 피디님은 건반 앞에 앉았고, 나는 옆에 의자를 놓고 앉았다. 모니터에 카톡으로 보내준 가사를 띄워 놓고 코드를 맞춰 나갔다.

 내가 노래를 불렀다.

 "어제와 더는 다를 것 없어."

 그럼 이피디님은 정확한 음과 리듬을 건반으로 찍었다.

 "예 맞습니다."

 이렇게 확인을 하면서 전체적으로 건반으로 음과 코드를 찍어서 미디에 저장을 했다.

 "내가 보내도 떠나지 않아 도대체 너는 뭐야, 여기에서 도대체는 음이 좀 달라요."

 "다시 한번만 불러주세요."

 "네, 도대체 너는 뭐야" 

 다시 노래를 불렀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전체적으로 음과 리듬을 녹음했다.


 과정.

 이피디님은 편곡만 도와줄 뿐 가사와 음에 대해서는 절대 조언을 하지 않는다.

 조언을 해서 바꾸었는데 나빠지면 마이너스고, 좋아져도 마이너스다. 

 조언을 해서 좋아졌다면 내가 자꾸 더 바꾸어 달라고 부탁을 할 테고 그러면 내 노래는 없어지고 이피디님의 노래만 남기 때문이다. 그래서 절대로 가사와 음에 대해서는 내가 요청하는 것만 편곡에 반영한다. 대신 내가 특정 부분에 대해서 어색한지 아닌지를 물어보면 의견만 살짝 말해준다. 그러면 내가 결정해서 이렇게 해 달라고 하면 그대로 반영을 해 준다.

 이 날은 음과 코드를 작업하고 나는 집으로 왔다. 

 얼마 후에 기타가 빠진 MR이 카톡으로 왔고 이상이 없으면 녹음일정을 잡는다.

 녹음은 용인에 있는 전문 녹음실에서 녹음했다.

 원래 트로트리(TROTREE) "오늘까지만(feat. 이동윤)"으로 앨범이 나오려고 했는데, 가수와 의견을 조정하여 이동윤의 노래로 나오게 되었다.

 작사와 작곡은 장한결 나의 이름으로 , 편곡은 이피디님으로 저작권협회에 등록했다. 

 나는 지금도 이 노래가 너무 좋다.




"오늘까지만" 노래는 바로 아래에 링크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LzBTcSKkOY





  - 오늘까지만 -    


작사.작곡 : 장한결


1절.
                     

어제와 더는 다를 것 없어

오늘도 너를 나는 잊어가는 중


잊으려는 오늘이 하루 더 늘고

그리운 오늘이 하루 더 가고 


내가 했던 건 사랑이었어

너를 보내도 그날은 여기


가슴에 박혀 빠지지 않아 

아직도 사랑하는 중


나는 오늘도 너를 잊어가는 중

나는 오늘만  너를 사랑하는 중

내가 보내도 떠나지 않아 

도대체 너는 뭐야


어제 같이 너를 나는 사랑을 했어

사랑을 해도 너는 날 떠나가니

이제는 잊을래  그만 보낼래

내 가슴엔 오늘까지만


어제같이 너를 사랑한 날이

하루 더 늘어갔을 뿐


(간주)


2절.


내가 했던 건 사랑이었어

너를 보내도 그날은 여기


가슴에 박혀 빠지지 않아 

아직도 사랑하는 중


나는 오늘도 너를 잊어가는 중

나는 오늘만  너를 사랑하는 중

내가 보내도 떠나지 않아 

도대체 너는 뭐야


어제 같이 너를 나는 사랑을 했어

사랑을 해도 너는 날 떠나가니

이제는 잊을래  그만 보낼래

내 가슴엔 오늘까지만

 

어제같이 너를 사랑한 날이

하루 더 늘어갔을 뿐





 - 앨범제작 순서 정리 -


* 노래가사와 전체노래를 만든다.

* 음과 코드를 건반으로 찍어서 녹음한다.

* 기본 MR을 만든다.

* 가이드곡을 만든다.(MR에 노래를 녹음)

* 가수가 스튜디오에서 녹음한다.

* 기타 외 실연주가 필요한 악기를 실연주 녹음한다. 

   (요즘은 가상악기가 잘 발달해서 기타를 제외한 많은 악기는 미디프로그램의 가상악기를 이용한다.)

* 믹싱을 한다. (노래, 악기들을 잘 섞어주는 과정)

* 마스터링을 한다.(듣기 편하게 부드럽게 잘 다듬고 깎아주는 과정)

* 앨범을 음원에 올림 (유통사를 선정해야 함, 유통사 계약과정은 추후 별도로 설명)

* 한국저작권협회에 작사, 작곡가 등록함.(추후 별도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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