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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무리

끝이 아름다운 사람이고 싶어.

by 글하루

아름다운 마무리는

초심을 회복하는 것.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하는 물음에서

마무리가 이루어진다.


( 법정스님의 말씀 중에서 )



요즘 어때?


처음에는 좋았지. 하면 할 것 같았거든.

그런데 해보니까 만만한 게 없더라고.

멀리 선 희극, 가까이선 비극이라고 지금이 그래,

보이는 게 다가 아니더라고.




직장생활을 할 때 일을 잘하는 선배가 있었다.

모두 부러워하고 존경했다.

그는 항상 남다른 성과를 냈고 주위에서 어려움이 있으면 선배를 찾아 조언을 들었다.

어느 날 물었다.

"선배님은 어떻게 그렇게 일을 잘해요?"

입을 삐죽이고 눈을 크게 뜨고 짓궂은 표정으로 말했다.

"시작부터 어렵다 생각해. 무슨 일이든 하다 보면 쉽지 않거든 그래서 포기하잖아, 미리부터 뭔가 힘든 일이 있을 거야 생각하면 오히려 쉬워져. 미리 문제를 이만큼 키우면 오히려 문제가 작아져. 축구 경기에 상대방의 수비수가 있잖아. 내가 축구를 할 때는 그 수비수가 없다고 생각해서 공을 빼앗겨. 일할 때 어려움은 당연한 거야. 그리고 진짜 힘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남보다 시간을 조금 더 들인다고 생각하면 어려움이 반의 반으로 줄어, 조급함이 진짜 어려움이거든."




왜 나는 어려움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을까?

왜 나만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일을 즐긴다는 건 어려움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려움은 장애물이 아니고 과정의 일부일 뿐이니까.

일 할 때 어려움은 누구나 공평하기 때문이다.


그 뒤로 "이 정도면 쉬운 거네, 고맙지 뭐." 하며 가볍게 넘어갔다.

그리고 남보다 시간을 더 들이면 어려움이 줄어든다는 말이 큰 도움이 됐다.

나는 항상 조급함이 문제였다.

빨리 일을 끝내는 게 일을 잘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늦으면 나를 의심했다.

바보인가 하는 생각에 스스로 주눅이 들었다.

그래서 늘 조급함이 있었고 그 조급함이 나를 힘들게 했다.


일을 하다가 힘들다는 생각이 들면 이런 생각을 하려고 애썼다.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자.

그리고 남보다 조금 더 한다고 생각하자.

한번 할 거 두 번 하면 되지 뭐."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졌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이 한번 쓰면 되는 글을 나는 두세 번 쓴다고 생각한다.

돌아가도 서울로 가면 그만이지 사람들은 어떻게 얼마나 빨리 왔는지 관심이 없다.

나도 다른 사람 관심이 없으면서 나만 관심 있다.


법정스님의 말씀은 헤매던 바다에서 등불이 되었다.

나에게는 'Reset'이라는 전략 무기가 있다.

한 번 누르면 다시 처음부터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동전을 옆에 쌓아 놓고 게임을 하는 것이다.

게임에서 지면 동전을 다시 넣고 거기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동전은 나를 불사신으로 만들어 준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하는 법정스님을 말씀은 늘 숙제다.

생각하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생각한다.

어쩌면 생각하라고 말씀하신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순수한 초심의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 초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주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잊지 않기 위해 읽는 글귀처럼 초심을 자주 읽는 것이

내가 초심으로 돌아가는 방법이다.


나에게 초심이란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하지 뭐'이다.

'남들보다 조금 더'라는 옷을 입으면 마음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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