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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수 Dec 30. 2023

2023년의 마지막 글

아직 하루가 남기는 했지만, 재실 연재 글 중에서는 2023년의 마지막 챕터이기에 오늘은 공간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적어보고자 한다. 


12월 31일과 1월 1일. 


12월 1일과 12월 2일처럼 그저 하루의 차이일 뿐이지만 31일과 1일 사이에는 꽤 많은 것들이 바뀐다. 변하지 않는건 오직 '시간' 뿐. 스물 너댓살 무렵이었나.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던 나는 문득 시간에 대해 파고들기 시작했다. 마치 공기처럼 우리 일상에 너무도 익숙한 개념이기에 시간이 뭐야? 라고 물으면 시간이 시간이지. 라고 답해도 큰 문제가 없는 개념이었다. 하지만 거기에 물음을 던졌다. 대체 시간이란 무엇일까. 


뜻이 궁금하면 가장 먼저 찾아보는 건 역시 국어사전이다.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

시간의 어느 한 시점

때의 흐름


음...

본질에 대한 설명은 아닌 것 같은데.


그나마 조금 더 자세한 것은 물리학에서 사용되는 시간이라는 개념이었다.


지구의 자전 주기를 재서 얻은 단위. 이론적으로 고전 물리학에서는 공간에서 독립한 변수 곧 절대 시간으로 다루어졌으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에서는 양자가 물리적 사건을 매개로 하여 사차원의 시공 세계를 형성하는 것으로 다루고 있다.


네...? 독립 변수..? 절대 시간..? 상대성 원리.. 아인슈.. 시공 세계.. 


음...


시간은 시간이지.

이렇게 이야기해도 우리는 다 이해한다.

하지만 아직 시간이라는 개념이 무엇인지 모르는, 이제 막 말을 배우는 아이들에게 시간을 무엇이라 설명해야 할까. 그러러면 시간이라는 녀석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파고들어도 파고들어도 언제부터 시간이라는 개념이 사용되었는지. 왜 우리는 시간을 시간이라는 단어로 부르게 되었는지는 좀체 알기 어려웠다. 보통 단어의 기원을 알면 어떤 이유에서, 어떤 원인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데 시간은 찾기가 어려웠다.


적어도 공기는 물리학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어떤 물질로 이루어져있는지 파악이 됐기 때문. 하지만 우리가 시간이라고 부르는 녀석은 그렇지 않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다. 보통 우리는 시간하면 시계를 생각한다. 숫자로 이루어진 흐름. 하지만 그것도 사실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다. 동양에서는 지금처럼 숫자로 시간을 표현하지 않았다. 지금처럼 초 단위, 분 단위로 표현하지도 않았다. 해의 위치를 보고, 달의 위치를 보고 시간을 표현하는 방법을 만들었다. 


대학시절 그렇게 시간에 대해 파고들었지만 결국 명쾌한 답을 얻어내지는 못했다. 그러면서 알게 된 몰랐던 사실 한 가지는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기본상식이라고 알고 있는 것들을 막상 파고들어보면 그 원류를, 의미를 명확하게 알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피곤하게 그런걸 왜 알려고해?


맞는 말이긴 하다. 때론 아는것 보다 모르는게 약일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삶의 여러 요소들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의문심을 가져보는 것.

생각보다 거기서 오는 관점의 변화와 삶의 대한 깨달음이랄까.

그런 재미가 있다.


이제 시간은 23년의 마지막 날로 흘러가고 있다.


모두, 2023년 12월 31일을 잘 보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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