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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수 Jul 13. 2024

기억과 잊혀짐의 삶, 계림세묘

지금은 황리단길 초입에 쪽문이 하나 생겨 대릉원으로 드나드는 접근성이 좋아졌지만 2년전 까지만 해도 정문과 후문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었다.

첨성대, 교촌마을, 동궁과 월지 등이 가까워 동선상 후문보단 정문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황리단길에서 대릉원 정문쪽으로 가다보면 계림세묘라는

공간을 만나게 된다.


추원보본지문이라는 편액이 걸린 이곳은 경주 김씨의 시조인 김알지를 배향하는 사당.

그래서 엄밀히 말하자면 재실은 아니다. 재실의 성격을 갖고 있는 곳은 바로 옆에 있는 숭혜전 이니까.

지금이야 두 곳이 분리되어 있지만 아마 과거에는 하나의 공간처럼 여겨지지 않았을까 싶다.

계림세묘가 세워진 것은 일제강점기 떄라고 하는데 숭혜전이 처음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을 모시는 공간이었다가 추후 김씨로서 최초로 왕이 되었던 미추왕과

삼국통일의 업적을 달성한 문무왕의 위패를 모셨는데 시조인 김알지의 제향공간도 필요했을 것이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황리단길에서 이곳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곳인데

박씨의 시조인 박혁거세는 신라를 건국한 시조였고 석씨의 시조인 탈해는 세 번째 임금이 되었지만

김씨의 시조인 김알지는 왕이 되지는 못했던 것을 생각하면


기억되는 삶과

잊히는 삶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황리단길 그리고 대릉원 사이에 있는 계림세묘




추원보본지문이라 쓰인 계림세묘 입구. 문은 굳게 닫혀있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대제때만 개방된다.

 

담너머로 담은 계림세묘
계림세묘 옆 골목길
거의 주차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숭혜전과 계림세묘 사이엔 300년이 넘은 느티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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