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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khokwon Dec 02. 2019

반려동물 사료의 민낯 - 원재료와 정제공장

같이 먹자

경고: 혐오스러운 사진과 동영상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위 약하신 분들은 안 보시는게 좋습니다.



알러지가 있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물도 먹는 것과 알러지 혹은 피부병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피부병을 치료하려면 보호자들도 반려동물 음식에 대한 공부를 해야한다. 영양과 음식이야말로 수의사보다는 보호자가 관찰하고 개선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료 회사들이 자사에서는 유기농 재료만을 사용하면서 깨끗하고 과학적인 가공과정을 통해 양질의 사료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반은 틀린말이다. 어떻게 사료회사들이 수십조 가치를 지닌 다국적 기업이 되었는지 생각해보면 쉽게 답이 나온다. 좋은 사료를 알고 싶으면 무엇이 안 좋은 사료인지 알아야 한다.




영양학적인 관점에서 여러가지 요소가 중요하게 다뤄질 수 있겠지만 다음 두가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보호자들이 알아야 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첫번째. 반려동물음식의 원재료는 무엇이고 어떻게 공급되는가

두번째. 반려동물 사료 또는 간식에 포함되어 있는 성분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반려동물 사료를 이해하려면 먼저 어떤 원재료 (Material) 가 사용되고 어떻게 가공, 생산되는지에 대한 과정을 알아야 한다. 자기네 생산시설이 있을 정도의 큰 사료회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료 회사에서 하는 일은 이미 분말 형태로 제조가 되어 있는 원재료를 구입하거나, 혹은 위탁생산 (OEM, ODM)을 부탁한다. 그 후 사료 봉투에 쓰여져 있는 닭, 오리, 연어 등의 특정 동물 단백질원이나 추출물을 보충한다. 이미 원재료는 가공된 후 완성품으로 사료회사에 도착하기 때문에 그 전에 어떤일이 일어났는지 소비자로써는 알길이 없다. 사료회사도 육류 부산물 (Meat meal 혹은 meat byproduct)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해버리면 그만이다. 



단백질은 사료성분중에서 가장 단가가 비싸기 때문에 이익을 최대화 하기 위해서 이 단백질에 탄수화물이나 섬유질들과 섞어 사료알의 크기를 키우고 열량과 미량원소들을 보충한다. 많은 수의 사료회사가 비슷한 작업들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영양학적으로 균형이 잡혀있다면 나쁜일은 아니다. 하지만 마치 단백질을 제일 많이 넣은것처럼 마케팅을 하는 방법론적인 문제이다.




추가적으로 몇가지의 영양소 조정을 통해 신장사료, 간사료, 피부사료, 특정 견종 사료 등등 목적에 부합하는 사료의 성분을 재배합 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사용되는 영양소의 종류들은 똑같다. 진짜 닭고기 단백질을 사용하는 곳도 있지만 사용하지 않는 곳

 도 있다. 사료 봉투옆의 표를 보게 되면 단백질원이 닭고기 단백질 (Chicken protein) 이 아닌 조단백질 (Crude Protein) 이라고 적혀 있는 이유다. 콩이나 가죽도 가공을 통해서 단백질이 될 수 있다. 직접 원재료를 생산하는 사료회사들도 있지만 대부분 특정 소수의 몇몇 회사로부터 원재료를 구입한다. 왜냐면 사람들이 먹는 재료를 직접 구입해서 가공하면 생산단가가 너무 올라가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떄문이다.  




여기에다가 반려동물 음식에 사용되는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을 추가해야하는데 이 영양제 성분들은 사실상 대부분 중국 소수의 공장에서 독점 생산한다. 특히 타우린은 동물과 사람 영양제 모두 중국에서 독점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이 양질의 성분인지, 어떤 가공과정을 거친 영양분인지 알 길은 없다.


    


사료회사에서 가공, 생산 과정에는 대부분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료회사 이름 아래에서 가공생산 과정이 잘못될 경우 사료회사들이 책임을 져야하며, 대외적으로도 자사 제품이 깨끗하고 체계적이며, 우수한 가공과정을 통해서 생산되는지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를 하기 때문이다. 사료회사들의 영민한 정책 중 하나는 엠베서더 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일찍부터 수의과 대학 학생들을 초대하고 ㄱ교육 시키면서 사료 생산의 좋은 면만을 노출시킨다. 이렇게 좋은 면만을 보게된 수의대 학생들은 졸업 후에 수의사가 되고 사료 홍보에 열을 올리게 된다. 여기에 대해서 할말도 많지만 나중에 다시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사람의 식재료와 음식의 경우는 1970년대 미군에서 시작한 HACCP 라는 인증마크를 위한 절차가 보급되면서 원재료 관리부터 식탁에 음식이 나올때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고 최근에는 돈을 내면 쉽게 인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어느정도 변질되어가는 중이지만 그래도 문제가 생기면 어떤 부분에서 고칠 수 있을지 추적할 수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 선진국이라고 부르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국가 모두 안타깝게도 반려동물 음식의 원재료에 대한 규제나 법이 없다. 미국의 경우 미국 농무성 (USDA/AHPIS),  (USDA/FSIS)과 미국식약청 수의과 (FDA/CVM)에서 관리를 해야할 것 같지만 이미 가공된 재료를 사료회사에서 어떻게 가공하고 유통하는지에 대한 규제만 존재할 뿐, 원재료에 대한 관리 지침은 없다. 정부기관 대신 사료회사들끼리 모여서 만든 협의체 (PFI: Pet Food institute) 혹은 사기관 (AAFCO: America Association feed control office)에서 정부기관 업무를 위임받은 뒤에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관리를 하고 있지만 법적인 강제력도 가지지 못한 채 관료주의적인 색채만 짙은 단체가 되었다. 고양이에세 생선 가게를 맡기는 격이나 다름이 없다. 




반려동물 음식의 원재료에 관한 공적인 규제가 없다는 사실은 중요한 점을 시사하는데 HACCP기준에 탈락한 음식들이 반려동물 음식 시장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음식 원재료 산업, 특히 육류산업에서는 낭비하는 부분이 없다. 예를 들어 사람이 먹기에 불합격 판정을 받은 고기들, 도축장에서 도축하고 남은 소나 돼지의 내장장기들, 길거리에서 로드킬을 당한 야생동물들,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안락사를 당한 개나 고양이들레스토랑이나 가정에서 버리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들비용 때문에 다 땅에 묻을 수도 없고 소각을 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이 수많은 단백질원은 다들 어디로 가는 것인가?


 


 

이를 위해서 우리는 정제공장 (Rendering plants) 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정제공장 (Rendering plant)은 인간이 먹을 수 없는 부분의 원재료를 모두 모아서 재활용 하는 공장이다. 전세계 각지에 이런 공장들이 즐비하고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공장 자체의 위생관리나 운영방식도 문제지만 여기서 재활용이 된 단백질, 골분, 지방성분들이 산업용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반려동물음식의 음식 원자재에 대부분 재활용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이다. 아래 동영상은 남가주 (Southern california) 지역에 몇개 도시에서 안락사 된 동물들이 정제공장에 있는 모습을 개인활동가가 촬영한 동영상이다. 대략 4분쯤 부터 보면 개나 고양이, 말 시체들이 바깥에 널부러져 있고 영상이영상을 촬영하는 남자는 울기 시작한다. 잔인해서 저 화질로 포스팅 한 것 같다.


https://youtu.be/JYRY48yBmyI






이 글을 작성했을 때가 2018년인데 2019년 11월, 최근 한국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해서 이슈가 된 적이 있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6612530&memberNo=38419283&vType=VERTICAL


이 뿐만이 아니고 당장 구글에 "rendering plant" 이미지 검색만 해봐도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들이 떠오른다.





정제공장의 종류에는 크게 2종류가 있다.

통합 정제공장 (Intergrated rendering plants)과 개인 정제공장 (Independent rendering plants)


개인 정제공장은 말 그대로 개인이나 작은 단체가 소유하면서 닥치는 대로 육류로 소비될 수 있는 모든 재료를 긁어 모으는 곳이다. 대부분 안락사 된 반려동물이 재 가공되는 곳은 개인 정제공장이다. 통합정제 공장에서는 개인 정제공장에서 가공된 원재료를 다시 한번 재가공을 하거나 아니면 개인 정제공장처럼 직접 육류를 모아서 가공을 한다. 




정제공장들은 주로 4-D 동물들을 수집한다. 

죽은 (Dead )

병든 (Diseased)

죽어가는 (Dying)

장애가 있는 (Disabled)

  

이렇게 시체를 쌓아놓고 마구잡이로 갈아넣은 뒤에는 소독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을 변성 (Denature)이라고 한다. 이때 사용하는 용액도 정체 불명의 용액이다. 실제로 앤 마틴 (Ann martin) 이라는 Food pets die for 이라는 책의 저자는 3년동안 미국과 캐나다의 정제공장에서 변성에 사용하는 용액에 대한 화학물질에 대한 자료검증을 요청했지만 정부기관 및 정제공장 모두 답변을 돌리면서 회피했고 아직도 무슨 물질이 사용되는지 알지 못했다고 했다.   


 


정제과정은 다음과 같은 프로세싱을 가지고 있다. 

1. 그라인더로 모든 고기(?)들을 일정한 크기로 분쇄한다. 

2. 변성용액을 첨가해서 이미 썩거나 화학적으로 불안정한 단백질을 균일하게 만든다. 

3. 그 다음에는 대략 115 도에서 145도 사이에서 40분에서 90분 정도 열을 가하게 된다. 얼마나 최신식 시설을 가지고 있는지 혹은 매번 들어오는 단백질원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어쩔때는 남은 음식 찌꺼기들이 많이 들어오고 다른 떄는 안락사 당한 동물들이 많이 들어온다. 



북미에 있는 정제공장들은 Continous flow cookers라는 가장 첨단 시설을 사용한다. 밑에 그림인데 상당히 비싸보이는 기계이다


   





기계는 수평으로 계속 돌아가면서 습기를 제거하고 지방과 단백질/뼈를 분리한다. 그 다음에는 정제된 단백질/뼈에서 지방을 한번 더 분리한다. 여기서 분리된 지방은 반려동물 통조림에 첨가물로 쓰이거나 사람 화장품 성분으로 쓰이게 된다. 반려동물 통조림 사료를 따면 표면에 보이는 지방들은 모두 위에 나열한 방식으로 정제공장에서 추출된 지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첨가된 지방은 습식사료 (Wet food) 에 풍미를 더해서 반려동물들의 후각을 자극함으로써 식욕을 증진시킨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이 지방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알았기 때문에 더 이상 같은 눈으로 바라보기가 힘들다.    




끝으로 추출된 골분이나 단백질들은 반려동물 혹은 산업동물들의 사료로 재활용 되거나 중국이나 필리핀, 한국, 일본등의 바닷가에 있는 새우나 물고기 가두리 양식장의 단백질 보충 사료로 수출된다. 2000년대부터는 정제과정에서 소/젖소의 머리 혹은 양의 골분은 쓰이지 않는데 90년대에 일어났던 광우병 (Bovine Spongiform encephalitis)의 원인체인 프리온이 다른 동물이나 사람에게 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영양가 없는 단백질을 먹고 자란 새우나 물고기의 경우 아미노산의 한 종류인 타우린 (taurine)이 쉽게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양식장에서 타우린 영양제를 추가로 공급한다.






결론적으로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부위나 음식물 쓰레기들, 안락사당한 동물들을 재활용해서 만든 저질의 영양분들을 반려동물의 음식재료나 소, 닭 혹은 말등 다른 동물의 사료등의 원재료로 다시 사용한다는 것에 대한 윤리적, 영양학적인 문제로 귀결된다. 

이렇게 저질의 영양소를 마구잡이로 넣고 영양소 프로필만 맞춘 음식들이 반려동물에게 알러지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이다.




동물들을 안락사하면서 사용하는 안락사 주사액 (Sodium pentorbarbital, Euthasol) 혹은 정제과정에서 사용하는 변성(denature) 용액은 고온에도 분해가 되지 않아서 나중에 건사료나 습식사료에 그대로 남아 있기도 한다. 이런 화학 물질들은 간에 p-450이라는 효소에 영양을 미쳐서 간을 변성시키거나 종양을 유발하는 인자(carcinogenic)이 될 가능성도 있다. 어느 누구도 이런 화학물질이 장기적으로 반려동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한적도 없고 조사할 예정도 없다. 왜냐하면 거대기업들이 자본으로 지배하는 주류 반려동물 식품시장에 대한 반란이며 동물의 음식에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사람들의 큰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15년전 쯤 정제공장에서 생성된 원료에 대한 DNA 검증요구가 한번 들끓어 오른적이 있는데 미국식약처 (FDA)에서는 정제 전 원재료(Raw material)가 아닌 열을 가하고 난 후의 DNA가 이미 변성된 물질만 조사했다. 당연히 제대로 된 검사 결과가 나올리가 만무하다.



 


쓰고 싶고 써야할 이야기는 산더미 같지만 대충 많은 수의 사료회사가 어떤 단백질과 지방 성분을 반려동물 음식에 사용하고 있는지 개요만 소개해보았다. 다음편에는 사료에 포함되어 있는 구성성분이 정말로 무엇을 말하는 지에 대해 알아 볼 예정이다.





출처


Reference: Food Pets Die For - Shocking facts about pet food, Ann N.Martin,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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