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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땐 밀크티 한 잔

10/25 서늘한 밤

by 오뚝이


프랑스, 뚤루즈 시내


저녁 산책을 하면서 계속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와서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밀크티를 사서 집에 돌아와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밀크티를 한 모금 마시니 다시 축 처진 기분이 올라왔다. 밀크티를 마시면서 객관식 문제를 아주 천천히 풀었다.


이 시험을 졸업 후 5번만 볼 수 있게 횟수 제한을 한 것은 여전히 위헌이라고 생각하지만 강제로 이번 시험을 끝으로 더 이상 이 수험생활을 할 수 없게 된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더 이상 이 수험생활을 더 해나갈 수 있는 힘이 없다. 결과가 어떻든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정말 마음 편하게 살고 싶다. 내가 어디에서 무얼 하든. 잔잔하고 고요하게 살고 싶다. 그 이상 바라는 것은 없다.


5수를 하면서 50년은 늙어버린 기분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오면 달달한 밀크티로 마음을 달래야겠다.


프랑스, 뚤루즈에 있는 친구의 집
친구네 강아지. 털친구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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