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5 나는 죽을 때 무엇을 후회할까
잘 쉬는 것도 능력인데 능력 부족 인간으로 살아온 지 어언 삼십몇 년…
시험을 두 달여 앞둔 지금. 결심했다. 휴식을 꼭 취하는 시간을 갖기로. 11월 달에는 토요일, 일요일에도 기록형 시험을 보고 강평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체력 보충을 하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안 그래도 저질 체력인데 본시험을 보기도 전에 쓰러질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토요일 아침 시간이나 저녁 먹기 전 오후 시간을 풀로 쉬는 것으로 결정했다. 대신 ‘아무런 죄책감 없이’ 쉬는 것으로!
어젯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문득 이런 생각, 저런 생각 겁나 많이 함).
나는 죽을 때 무엇을 후회할까?
내가 죽는 순간 ‘아….. 그때 시험에 합격해서 변호사가 됐어야 했는데….. 변호사로 살아보지 못하고 죽어서 억울하다…..(깨꼬닥)’
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나는 내가 무슨 올림픽에 나가서 세계 1등을 해야 하는 선수처럼 스스로를 미친 듯이 채찍질했다.
‘나에게 한계란 없어. 한계를 규정하지 마.‘
‘쉬는 건 나중에 해도 돼. 지금 이 시간은 다시는 오지 않아.’
‘지금 힘든 것보다 시험에 떨어져서 힘든 게 더 클 거야. 그러니까 지금 힘든 건 아무것도 아니야.’
‘쟤도 저렇게 하는데 나도 해야 돼. 나는 더 해야 돼.‘
이런 생각들을 하며 24시간을 보냈다. 자는 동안에도 매일 악몽을 꾸며…
내가 이미 내 한계를 넘어서하고 있다는 것은 내 몸과 마음이 증명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제는 나의 목을 스스로 조르는 생각을 멈춰야겠다고 결심했다.
날씨가 참 좋은 요즘.
건강하게 먹고, 산책을 하고, 내 마음을 돌보면서 뭐든지 천천히 하려고 한다. 왜냐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나 스스로 인정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그동안 참 고생 많았다. 조금만 더 힘내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자주 해줄 것이다. 쉬어가도 돼. 너 자신을 믿어.라는 말과 함께.
그 어느 때보다 마음 조급하게 열심히 해야 하는 지금.
나는 의도적인 쉼을 선택했다.
마지막을 불행하게 보내고 싶지 않으므로.
더 아프고 싶지 않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