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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현실의 반대라던데

12/14

by 오뚝이


민사기록형을 풀 때마다

죽고 싶다.


나는 왜 이렇게 못할까

나는 왜 발전이 없을까

나는 왜 더 독하지 못할까

나는 왜 잠을 줄이지 못할까

나는 왜 더 악착같이 하지 못할까


오탈 하는 꿈을 몇 년째 꾸고 있다.

변시를 볼 수 있는 5번의 기회 동안

합격을 못하는 것을 오탈이라고 한다.

나에겐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네 번째 시험마저 떨어지고

마지막 시험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오탈 하는 꿈을 꾸고

민기록을 풀러 왔는데 역대급 망했다.

어렵다. 어려워..


다 풀고 쉬는 시간에 담배를 피우러

옥상에 올라갔다.

하늘은 내 마음과는 다르게 화창했다.

여름에만 해도 콘크리트 사이에 피어난

푸르던 풀이 메말라 있었다.

메마른 내 마음 같이.



나는…

잘 해낼 수 있을까.

무섭고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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