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다 잘하고 싶어
“또 양유진이 1등이야?”
“그렇대. 진짜 독하다.”
나는 욕심이 많은 아이였다.
뭐든 잘하고 싶었다.
음악도, 체육도, 공부도.
뭐든지 열심히 했다.
열심히 하면 그에 맞는 결과가 따라왔다.
공부만큼 정직한 것은 없었다.
100을 투입하면 100이 현출 됐으니까.
머리가 비상하게 좋은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남들보다 2배, 3배는 더 노력해야 했다. 공부 시간을 벌기 위해 학교가 끝나면 집까지 뛰어가곤 했다.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에 굳은살이 생기고, 손목은 항상 아팠지만 나는 이것을 노력의 훈장이라 여겼다.
시험기간이면 스트레스 때문인지 항상 가위에 눌렸다. 그런 날이면 다른 때보다 더 열심히 해서 그런가 보다 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고등학교 중간고사 기간이었다.
전 과목에서 딱 3문제를 틀렸다.
당연히 이번에도 전교 1등.
성적표를 들고 집으로 달려갔다.
얼른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엄마!! 이번 시험에서 딱 세 문제 틀렸어!”
엄마의 칭찬이 고팠던 나는 엄마가 무슨 말을 할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기다렸다.
“아깝다. 다 맞을 수 있었는데. “
내 마음 한 곳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느꼈다.
엄마는 그런 사람이었다.
칭찬에 인색한 사람.
나를 몰아붙일수록 내가 더 잘할 거라고 믿는 사람.
사실 나는 칭찬을 해줄수록 더 잘하는 아이인데…
따뜻한 말 한마디 해주는 것이 뭐가 그렇게 어려운 거라고…
서운함, 상처가 쌓일수록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었다. 좋은 성적만이 나를 증명할 수 있는 길이라 믿었다. 좋은 성적만이 엄마를 기쁘게 하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라 믿었다.
2009년 봄.
결국 원하는 대학에 입학했다.
20살의 캠퍼스. 젊음. 청춘.
좋은 대학 간판.
비로소 엄마에게 칭찬을 들었다.
“내 딸 잘했다.”
세상이 다 내 것인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