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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춘춘 Aug 26. 2024

너의 곁에 있을 시간이 오늘뿐이라면

사춘기 아이와의 시간

안아주겠지.
웃는 얼굴을 마음껏 보여주겠지.
조금의 그늘도 드리우고 싶지 않아 얼굴 근육이 땅길 만큼 활짝 웃을 거야.
손을 놓지 않고,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들을 차려놓고.
맛있다, 맛있다, 연발하며 치대고 놀겠지.
재밌는 영화를 틀어놓고 한심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깔깔거릴 거야.
머리를 쓰다듬고, 무릎베개를 해주고
네 앞에 힘든 일이 없기를 기도하며, 있더라도 현명하게 이겨내길 염원하며, 한없이 볼을 부벼줄거야.
누구도 알 수 없는 남은 시간을 소중히 하며.
내일이 오면 또 하루에 감사하고.
남은 날이 몇 십 년이라도 오늘은 늘 그렇게 살자.  



아주 오래전에 아들이 아기일 때,

만일 내가 곁에 없더라도 명랑했던 엄마와의 시간을 떠올리게 하고 싶어서 늘 웃어줬다. 잠들기 전에, 아침에 일어날 때 즐거운 기분이 들게 하고 싶어서 더 많이 웃었다.


아기를 낳고 미래가 불안한 날들이 많았다.

여기저기 아픈 곳이 생길 때 건강하지 못한 생각 때문에 걱정이 끊임없었다. 아들이 사랑스러울 때마다 내가 지켜주지 못하면 어쩌나 염려하며 슬퍼했다.


그때 그런 마음이 괴로웠지만, 덕분에 육아가 힘들어도 별로 화가 나지 않았다. 가끔 버럭 화 날 일이 생겨도 그런 마음을 떠올리면 마음이 가라앉았다.



감사하게도 무사히 시간이 흘러 벌써 아들은 사춘기가 되었다.

사춘기에는 가르칠 일이 별로 없다. 다 알고 있지만 제대로 하지 못하는 힘든 마음을 위로만 하면 된다. 그것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투덕대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감정관리가 되지 않아 같이 화를 내고 만다.


저렇게 공부를 안 하면 어떻게 밥벌이를 하고 살까, 앞으로 자신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을까. 끊임없는 걱정으로 마음을 괴롭히며 부질없는 걱정으로 오늘을 보내곤 한다.



며칠 전 그런 생각을 했다.

내일의 일도 알 수 없는데 십 년, 이십 년 후를 걱정하느라 오늘 안 좋은 소리를 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가.


오늘은 오늘만 산다고 생각하고, 오늘 할 수 있는 한 사랑해 줘야지.

내일이 오면 또 감사하게 사랑하고 그렇게 매일매일 오늘만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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