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를 지나며, 아이의 언어발달은 어떠신가요?

내 아이의 언어발달, 맘카페에 묻지 마세요!

by 말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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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해제가 이루어지면서 조금씩 일상이 회복되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 안에는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있다. 특히,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에게 펜데믹은 유독 더 긴 터널을 지나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나의 안전뿐 아니라 아이의 안전을 위해 알게 모르게 신경을 날카롭게 세워야만했던 지난 3년의 시간.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어두운 시간이었다.


더불어 자녀의 발달 이슈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영유아기에는 모든 발달 영역이 맞물려가는데, 언어, 인지, 신체, 감각 등 다양한 영역의 발달이 골고루 이루어져야 한다. 이 중에서 가장 양육자에게 불안감을 주는 영역은 '언어발달'이 아닐까 생각된다. (다른 신체 발달이 또래에 비해 뒤쳐지지 않았다는 전제로).


맘카페 안에서도 자녀의 언어발달에 대한 글을 종종 보게 되는데, 12년차 언어재활사의 입장에서 댓글을 달까말까 고민하다가 괜한 오지랖이라는 생각에 backspace 키를 누른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타인의 자녀의 발달에 대해 맘카페에서 함부로 한자한자 쓸 수 있을까 생각하니, 보이지 않는 책임감과 함께 조심스러운 마음이 커졌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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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언어발달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맘카페에 질문을 남기는 것이 어쩌면 가장 편한 방법일 수 있다. 워킹맘이든 전업이든 엄마의 일상은 결혼 전과는 비교도 안되게 빠르게 지나간다. 발달 센터를 검색하고 언어발달 검사 기관을 찾는데 드는 에너지는 동네 소아과를 찾는 에너지와도 비교가 안되게 차이가 있다. '발달센터에 가기 전에 한번은 카페에 묻고 가야지!' 생각에 <<언어발달>> , <<아이 말>>, <<언어치료>> 키워드를 입력하면 수많은 글이 검색된다.


나의 시선에서 분석해본 댓글은 다음과 같이 나뉘어진다.

1) 걱정하지 마세요 : 우리 아이도/우리 조카도 말이 늦었어요. 00개월까지 책 많이 읽어주시면서 기다려보세요. 지금은 너무 수다쟁이라 말 좀 그만하라고 할 정도예요.

2) 언어치료 경험담 : 우리 아이도 그 무렵에 검사 받고 치료 받아서 종결했어요. 치료 받길 잘 한 것 같아요. 가까운 곳으로 가보세요.

3) 이렇게 해보세요 : 집에서 책 많이 읽어주시고 엄마아빠가 수다쟁이가 되어보세요. 아이 말 금방 늘어요.



과연 어떤 댓글이 정답에 가까울까? 전문가의 입장에서는 2)번이 정답에 가깝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에서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검사를 받는 이유이다. 물론 아이의 언어발달 현상황이 궁금한 마음이 크지만, 영유아 시기에는 어떠한 발달검사이든 검사 이후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가정 안에서 아이의 언어발달을 어떻게 촉진해주어야 할지 로드맵을 그릴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양육자의 기질에 따라서 다를 수도 있지만 나의 자녀의 발달에 대한 염려와 걱정은 끝이 없다. 그런데 눈에 두드러지게 또래에 비해 내 아이의 언어발달이 늦다고 생각된다면 부모로서는 상상의 나래가 펼쳐질 수 밖에 없다. 여기에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면 다행이랄까. 자녀의 언어발달 ===> 양육자가 자극을 주지 않아서. 마치 꽃에 물을 충분히 주지 않은 게으름 때문에 아이의 언어발달이 더뎌진 것처럼 여겨진다.



맘카페에 문을 두드리기보다, 집 근처의 언어발달 전문기관 또는 검사가 가능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을 조심스레 권하고 싶다. 불안한 마음에 아이에게 이 말 저 말 따라해보라고 유도하거나 아이의 선호도가 고려되지 않은 책육아를 하는 것보다 더 안전지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검사결과를 들을 때 언어발달 전문가를 만난다면,

1) 우리 아이의 언어발달 현 상황에서 어떻게 자극을 줄 수 있을지

2) 우리 아이에게 언어자극을 주면서 어떻게 놀이를 할 수 있을지

3) 엄마와 아빠의 말의 길이와 속도를 어떻게 조절해야 할 지


이러한 것에 대한 질문을 해도 좋다. 여타의 다른 치료를 근거없이 권하는 기관이 아니라면, 전문가 또한 최선을 다해 답을 해줄 것이다.



내가 이 글을 쓸 수 있는 이유는 어쩌면 현재 내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관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운영을 하고 있었다면 기관 이름을 넣을 욕심을 냈을지도. 맘카페에서 댓글을 달아주시는 양육자의 자녀와 나의 아이는 다르다. 아이들마다 갖고 있는 씨앗이 다르고 열매의 모양새가 다르듯이, 언어발달 또한 아이의 스타일과 아이의 속도가 다르다. 내 아이만을 위한 로드맵을 그려야 하고, 엄마가 내 아이의 그림책 큐레이터가 되어야 한다. 모든 양육자는 자녀의 맞춤 큐레이터가 될 수 있다.



더불어, 2020년 1월 이후, 대혼란의 3년의 시간 동안 소중한 한 생명을 양육해온 모든 양육자분들께 존경과 응원의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다. 가정에서 언어자극을 주고자 노력했는데 우리 아이는 비록 그림책 한 페이지만 보았더라도, 질 좋은 양분은 쌓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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