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직에 몸담으면서 불현듯
어디까지가 서비스일까요?
나의 부정적인 마음에게
살다 보면
누군가를 좋아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반면
싫어하기에는 너무 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비스직을 오래 하다 보면 웬만한 인간상에 익숙하다고 자만에 빠지게 된다.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하루에 수십 명이 넘는 사람들을 상대하다 보면 그중 높은 비율로 소위 말하는 '진상'을 마주치게 되는데.
사소하게 시작하는 퉁명스러움부터, 반말과 갑질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되고 출근할 때 다짐한 인류애는 눈 녹듯 사라지게 된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가지게 되는 악의란 얼마나 무서운가.
다신 마주치지 않을 사람. 이름도 모르고 어떻게 살아왔는지도 모르는 누군가의 기분 하나 때문에 어쩌면 오늘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나의 하루는 쉽게 망쳐진다.
물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새삼 미워하는 감정에 대해 생각해본다.
30년을 가까이 같이 사는 가족에게조차 쉽게 느끼는 감정이기도 하다.
단지 내 물건을 마음대로 만졌다는 이유 하나로 사랑하는 사람에게까지 스쳐 지나가는 '미움'
그렇게 쉬운 감정은 쉽게 만나는 사람에게 더 쉽게 생기나 보다.
10명의 사람을 만나면 그중 2명은 날 이유 없이 좋아하고 2명은 날 이유 없이 싫어하며 나머지는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데.
이렇게 이유 없는, 별거 아닌 감정을 다스리는 게 내 직업적 소양이겠지.
쉬워 보이지만 절대 쉽지 않은 일 서비스직.
내가 선택했고, 돈을 버는 일이 라지만,
오늘도 일이 쉽게 되지 않아 힘들다.
어디까지가 서비스일까요?
내 감정을 어디까지 소비해야 되는 걸까요?
타인의 감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