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아직 미완성인 이야기

by 라벤더핑크

나의 휴직기는 어느덧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아직은 진행 중인 미완성이다. 마치 죽음을 앞둔 시한부 처럼 남은 휴식기의 카운트 다운이 이미 시작되었다. 얼마 남지 않은 휴직기간을 가지 말라 질척대며 아등바등 억지로 붙들여 매려 애를 쓰기도 하고 '복직'이란 휴식의 임종을 앞두고 휴식을 떠나보낼 한차례 마음의 준비도 하며 나의 마음가짐을 다잡으며 그렇게 보낼 것 같다.


결과물로만 따지자면, 다른 휴식기에 비해 세 번째 휴식기는 이뤄놓은 것이 미미하다. 그렇지만, 이렇게 업무의 중단을 결단하지 않고 강행했더라면 진행하던 철로를 벗어나 이탈한 기차처럼 나는 퇴사를 결심해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또, 내 인생의 방향성에 대해 고심해 볼 여유도 없었을 것이다.


지금껏 더디게 가던 시간과 다르게 앞으로 네 살, 다섯 살 배기의 속도는 갈수록 짧아지며 내 나이의 시간의 체감속도보다 더 빠르게 흘러가겠지만, 앞으로 펼쳐질 시간은 이대로 미완성인 채로 세 살 배기를 마무리하고 싶다. 인생은 완성일 때보다 미완성일 때 더 빛이 나는 것이니깐. 무한히 열린 가능성으로 앞으로의 삶을 열어두고자 한다.


세 살 배기가 결코 마지막이 아니라, 끝없이 커가는 나무로 나의 성장기는 계속 이어지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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