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마드

[3.5 세 살배기] 영원히 놀며 쉬며 일하며

by 라벤더핑크

세 살 배기 인생에서 느리게 아무것도 하지 않다, 조금 돌아온 기력으로 비에 젖은 듯 흠뻑 재밌게 놀다 보니 어느새 브런치 작가가 되어 있었고, 나의 생각을 글로 정리하다 보니 머지않아 다시 찾아올지 모를 휴식의 주기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러던 중, 놀며 쉬며란 콘셉트의 프로그램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고, 디지털 노마드란 용어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digital nomad란 디지털과 노매드(유목민)의 합성어로 주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같은 디지털 기기와 통신망을 이용해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유목민처럼 여기저기 떠돌며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업무를 보는 사람을 칭하는 것이라 한다. 최근엔 유튜버 등 전자기기로 할 수 있는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나면서 더더욱 ‘디지털 노마드’가 많아지고 있는데, 많은 디지털 노마드들이 작업을 하다가 사람을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혹은 다양한 일일 클래스에 참여하여 몰랐던 분야를 배워 보기도 하거나 혹은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바로 영감을 얻기 위해서다.


나는 용어만 모르고 있었을 뿐, 사실 휴직기간 동안 작가 행세를 하던 나는 놀랍게도 디지털 노마드였던 것이다. 새로운 영감을 얻기 위해 그동안 미뤄뒀던 나의 버킷 리스트로 좋아하는 수상 스포츠에 몸이 아파가며 열심히였고, 차박과 각종 체험을 도전하고, 여행에서 영감을 얻은 나는 또 다른 글쓰기의 주제를 찾기 위해 또 다른 여행을 기획한다. 수익을 올리는 것이 아니었을 뿐 나는 디지털 노마드의 한 형태를 이미 실행하고 있었다. 여행지와 도전지에서 가볍게 핸드폰에서 브런치를 열어 나의 생각과 영감을 담는다. 나의 라이프 스타일에 최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 파이어 족이 될 수 없다면 차라리 디지털 노마드라도 되자.


지금의 회계 포지션도 나의 적성에 맞는 천직이라 생각하며 나름 만족하고 있었지만, 단순히 실력만 갖췄다가는 일복만 터지는 회사 생활의 생리와 아부 및 음주 가무에 약한 내가 적절히 도망 다녔던 회식을 비롯하여 학연, 지연, 혈연, 텃세로 똘똘 뭉친 일부 조직 구성원들, 때때로 변검의 가면을 써야 하는 오랜 사회생활에 염증이 나던 터였다.


나는 곧 찾아올지도 모를 매일매일의 휴식기에 대한 대비책으로 디지털 노마드가 한번 되어 보기로 결심했다.

때론 차박으로, 때론 여행으로, 때론 원데이 클래스로 그렇게 노는 듯,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하며...


인생의 절반을 보내며 밥벌이에 지나진 않았던 나의 직업을 인생을 즐기는 삶의 일부로 변모시킬 수 있다면 남은 인생은 좀 더 밝은 영롱한 빛깔의 꽃과 알이 굵고 실한 달콤한 열매와 풍성한 잎을 가진 행복한 나무의 삶이 되지 않을까란 작은 소망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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