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첫 딸은 아빠라는 말이 있다.
첫 딸을 낳게 되면 그 애기는 아빠를 닮을 확률이 크다는 뜻인데
우리 딸도 그 공식을 피해가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는 그 공식을 아주 정통으로 맞아서
애기를 처음보자마자 신랑과 판박이라는 생각을 했다.
친탁,외탁이라는 말도 있다.
친탁은 친가쪽, 즉 남편쪽 식구들을 많이 닮으면 나오는 말이고
외탁은 외가쪽, 쯕 부인쪽 식구들을 많이 닮으면 나오는 말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어르신들은 이 친탁 외탁에 과한 집착을 보여왔는데
우리 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 친할머니는 나를 많이도 예뻐하셨는데 내 바로 밑에 남동생, 즉 장손이 있음에도
나를 더 예뻐하셨다. 돌이켜보면 내가 아빠를 닮아서 그랬던것 같다.(나 역시 첫딸은 아빠라는 공식을 피해가지 못했다.) 동생은 외가 식구들을 닮았다고 정을 주지 않으셨다. 얄궃은 처사였다.
오늘날에 와서도 그러한 정서가 남아있었는데 우리 시어머니한테였다.
우리 딸의 엄지 발가락을 보시고는
"깔깔깔~ 아이고, 우리 식구 발가락을 꼭 닮았네~ 깔깔깔"
우리 딸의 광대뼈를 보시고는
"호호호~아이고, 아주 지 아빠 얼굴형을 꼭 닮았네~호호호"
아기가 배고파서 으아아앙!하고 성질내서 울때는
"아이고, 엄마 닮았네"
....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