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이 나네 | 방학 첫날 손을 잡고 땡볕 길을 걸어가며

2025. 7. 23 作 (가족)

by back배경ground

손을 뻗어 잡았는데 손바닥에 땀이 났다
건넨 손을 잡았는데 손바닥에 땀이 났다
놓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생겼다
놓고 싶지 않았지만 놓아야 할 것 같았다

손바닥에서 땀 나네 우리 손 잠깐 놓을까
그러게 손에서 땀이 나네 놓는 게 좋겠다
해나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구나
자기가 손을 놓으면 아빠가 실망할까 봐

학교에서 배웠는지 책에서 읽었던 건지
알려준 적은 없었는데 알고 있었나 보다
손을 잡는다는 게 얼마나 미묘한 일인지
너와 내가 잡고 놓는 복잡한 함수라는 걸

원래는 하나였는데 분리된 우리 서로는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 하나를 꿈꾸지만
손을 잡아도 팔짱을 껴도 꼭 끌어안아도
그 사이 흐르는 불편함은 부정할 수 없다

왠지 좋아 보이고 필요해 보이기 때문에
하나가 되자는 말에 토를 달기는 어렵다
기업도 직원들을 향해 하나가 돼라 하고
여당야당도 어찌 됐든 하나가 되자 한다

하나가 되는 것은 동쪽 같은 방향이라서
향해 갈 수는 있어도 도달할 수는 없기에
하나가 되자는 빛 좋은 구호는 넘치지만
결국 하나가 됐다는 감격적 선언은 없다

끝내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해도
손바닥 사이에서 땀을 얼마나 흘렸는지
팔짱 사이에서 체취를 얼마큼 맡았는지
견뎌 낸 불편함의 크기는 남아 있으리라


(4+16+16x4x7=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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