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감.
경쟁에서 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불패의 복서 메이웨더도 얼마 전 유튜버와의 경기에서 패배했다. 이처럼 불패신화의 역사를 썼던 스포츠 스타 조차도 살아서 경쟁하는 동안 한 번쯤은 패배를 경험한다.
경쟁에서 이기게 되면, 승리에 기여했던 모든 훈련 루틴을 맹신한다. 특정 훈련법에 매몰되며, 다음번에 경기에서 지기 전까지는 계속 같은 방법을 고수한다. 예를 들어 지구력을 키우기 위해 달리기 훈련에 매진했는데 경기 결과가 좋았다면 다음 경기를 준비할 때도 마찬가지로 달리기에 목숨을 건다. 물론 가능하면 지는 것보다는 이기는 게 백배는 좋은 일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겼을 때 보다 졌을 때 선수는 더 많이 배운다. 패배의 이유에 대해 생각하면서 이것저것 많이 시도하기 때문이다. '왜 졌을까?'라는 단순한 물음이 새로운 훈련법을 차용한다. 분하지만 패배의 원인을 생각하는 순간부터 선수는 한 단계 성장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질 때 지더라도 패배감에 젖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그냥 지는 것과, 패배자가 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단순히 패배는 나로부터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 경기력을 개선하게 만들지만 패배감에 젖은 선수는 늘 환경 탓을 한다.
물론 명명백백히 상대의 반칙으로 인해 시합에서 졌다면 과도하게 자신 탓을 하는 것도 문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패배의 원인은 대부분 선수 본인에게 있다.
따라서 선수가 주변 환경이나 경쟁자의 부정행위로 인한 패배의 원인을 찾으려는 것은 자기기만에 불과하며 이는 곧 피해의식으로 이어진다. "내 몸상태는 최상이었는데, 상대가 나를 밀쳐서..", 또는 "나는 상대를 방해하지 않았는데 심판이 나에게 실격을 줘서..", “나는 이 경기장에만 오면 경기가 풀리지 않아서..” 등 외부로부터 패배의 원인을 찾는 것은 궁극적으로 나는 아무 잘못이 없다 라는 명제를 기본으로 한다.
자기의 부족함을 빨리 깨닫고 승리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지는 것. 그리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 선수는 패배를 해석하는 데 있어 이 두 가지만 이행하면 된다. 주변 환경이나 상대의 잘못이 다음번에 이기는 거랑 무슨 상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