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바람을 맞고 산다
숲에 밤새 바람이 불어
속귀를 열고 바람의 자국을 그려보았다
스러진 나무엔 상흔이 난 자리가 붉을 것인데
다음날 숲은 여느 때처럼 적막하다
이런 바람은 그저 보통의 시련이라는 듯
부러진 것들을 무심히 털어내고 나무는 말이 없다
세상 모든 바람이 나에게만 세차게 불어오는 것 같아도
뿌리내리기 전, 한 움큼의 흙도 움켜쥐지 못하고 매번 스러지는 것 같아도
나만 그런 게 아닐 수도 있겠다
모두가 바람을 맞으며 살아간다
저마다 조금씩 고독하고 외로운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린다
밤새 꽤 세찬 바람이 불고 난 다음 날이었어요. 이른 아침 숲으로 운동을 나갔습니다.
전날 바람의 습격에도 숲의 나무는 의연하더군요.
자연은 말이 없지만 침묵을 거치며 많은 것을 보여줍니다.
밤새 세찬 바람을 맞아도 묵묵히 이기고 계절을 맞는 모습을 보면 사람도 그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가 나름의 시련을 묵묵히 이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나무처럼 묵묵히 버티며 소중한 것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 어쩌면 힘든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휴일 아침, 운동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묵묵한 나무 같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