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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틈과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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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틈과경계 Nov 05. 2024

참사의 기억

이태원 참사 2주기를 맞으며

마음을 따라가며 읽는 글이 있다.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라는 책이다.

참사를 당한 가족 인터뷰를 기반으로 작성된 글.

한강의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와 번갈아가며 읽고 있다.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았지만

몸으로 그 현장에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말은, 글은 그리고 기억과 감각은

참 힘이 세구나 싶다.


그날 나는 가슴이 내려앉는 경험을 했다.

해당 주에 현장체험 과제를 낸 터였기 때문이다.

문자며 쪽지며 일요일 내내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그 현장을 다녀왔냐는 연락을 주고받았다.


한 학생이 그 현장을 극적으로

빠져나왔다고 알려왔다.

괜찮은지 다치지는 않았는지 물었다.

그는 의연하게 겪은 일을 덤덤히 말했다.

외국인의 도움으로 그 현장을

가까스로 빠져나왔다고

괜찮다고....


발표 순서가 오자 그는

그 축제를 테마로 발표를 했다.

정말 아팠던 것은

그곳에 간 자신을 자책하는 마무리였다.

놀러가면 왜 안 되는가?

축제를 즐기는 것이  잘못인가?


그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없었다면

이후로 그 수업을 이어갈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마음 가눌 없고 숨이 가빠온다.


1주기와 2주기 시민대회를 참석하면서

피해자가 낙인찍히는

이 무참한 현실을 어찌해야 하나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이태원 참사도

세월호 참사도

내게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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