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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틈과경계 Aug 12. 2024

내 목소리를 내는 칼럼이란?

언어 표현이 숨기고 있는 이데올로기를 인식하자

누구나 자기 생각이 있지만 그 생각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길 주저한다. 누가 어떻게 생각할까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정치적 견해라든가 젠더 문제는 더 그렇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글쓰기 수업에서 교수자는 늘 이 문제로 고심한다. 


한국 사회는 정치적이지 않은 것이 없다. 편향적이지 않은 것도 없다. 어떤 의견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기준도 모호해졌다. 니체는 팩트는 없고 다만 해석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사건/사고를 떠드는 레거시 미디어 미디어의 보도는 진위를 따져봐야 한다. 유시민은 어떤 것이 뉴스가 될 수 있는가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올드 미디어를 비판한다. 우리가 접하는 뉴스는 대부분 속보 경쟁에 떠밀려서 생산된 불완정하고 검증되지 못한 보도가 많다.


내 생각을 말한다 혹은 내 생각을 글로 쓴다는 것은 내 생각이 온전히 내 생각인가를 따져보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사소한 개념조차도 내 것이었는지를 확인해야 온전한 내 생각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말 외에도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사용되는 말에도 그런 원칙은 적용된다.


언어는 사고다. 언어는 사고를 꺼내어 보여줄 수 있는 유용한 도구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은 어릴적부터 누군가로부터 들으며 습득한다. 그 과정에서 내 생각이 아닌 누군가 혹은 실체가 없는 말과 개념을 내면화한다. 말하는 주체로서의 자각 없이 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호모 사피엔스의 숙명이기도 하다.


신지영은 그의 저서 <언어의 줄다리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언어는 사회와 문화적 맥락이 담긴 자원임과 동시에 사회와 문화적 맥락을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기도 한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을 때, 새로운 틀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고 싶을 때 새로운 언어 표현부터 고민하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것이 언어가 가진 힘이다.

  언어 표현이 숨기고 있는 이데올로기는 은연중에 우리의 생각과 관점을 지배한다. 언어는 습관적으로 굳어진 것이어서 그 언어 표현이 담고 있는 생각과 관점 또한 우리에게 부지불식간에 배게 된다.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언어 표현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우리는 우리가 원하지 않는 이데올로기에 동의하는 표현들을 습관적으로 사용하고 말게 된다. 더 무서운 것은 습관적으로 사용한 언어 표현이 우리의 이데올로기를 지배한다는 것이다.     

 

그는 언어 표현이 감추고 있는 지배담론의 위험성을 말한다. 습관이 되어 그냥 저절로 던지는 말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다.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언어 표현을 바라보지 않는다면 원치 않는 이데올로기에 동의하게 된다는 점을 말한다. 내 말로 칼럼을 쓴다는 것은 내 언어 습관을 돌이켜 보는 작업에서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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