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두려운 이유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분주한 연말의 소란스러움이 좋은 12월. 하지만 남편에게는 가장 두려운 달이기도 하다. 남들은 크리스마스 선물의 선택 장애로 생기는 괴로움이나 연말 행사로 커지는 지출이 두려운 짠돌이 정도로 생각하겠지. 하지만 남편이 12월을 두려워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크리스마스 장식품에서 떨어지는 반짝이!
그도 그럴 것이 청소하고 돌아서면 또 어디선가 다양한 각도에서 형형색색 반짝이는 가루들. 청소 중독 남편으로서는 아주 공포스러운 대상이다. 더불어 아이들의 선물로 늘어날 장난감까지 생각하면 미니멀리스트 아빠는 벌써부터 한숨이다. 아주 무던한 성격의 남편이지만 청소에 있어서는 참 별스럽다. 그래도 12월의 감성이 중요한 나는 포기할 수 없었다. 결국 우리 가족 모두가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1. 언제가 입겠지 고이 모셔둔 옷들과 아이들의 흥미가 떨어진 장난감들 기부하기
미니멀리스트 아빠도 만족스럽고 아이들과 기부라는 따뜻한 온기를 느끼며 연말을 만끽할 수 있다.
2. 크리스마스트리는 열심히 꾸미되 거실 가장 안쪽 한편에 두어 장식하기
상대적으로 아이들 손이 덜 닿는 곳이자 반짝이가 아빠의 시야에 띄기도 힘든 곳이라 아주 최적의 장소이다.
3. 연말을 맞이한 가구 재배치
소품이나 가구를 더하기보다는 가구 재배치를 통한 분위기 전환이 더 큰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나는 파우더로 잡티를 가리 듯 정리정돈과 데코에 능해 공간을 꾸미는 재주가 있다. 반면 남편은 피부과에서 근본적으로 잡티를 뽑아내 듯 안 보이는 구석까지 청소하는 능력자이다. 서로의 다름 속에서 치열하게 싸우기보다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 잘하는 분야를 통해 시너지를 내기로 했다. 서로를 존중하며 꾸민 집안의 공기가 따사롭고 꽤 만족스럽다.
우리는 때로 여행지에 도착했을 때보다 여행을 기대하며 계획하는 시간에서 더 큰 설렘을 느낀다. 이처럼 12월을 준비하며 서로 눈 맞추고 웃음 짓는 시간들이 크리스마스의 단 하루보다 더 큰 기쁨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12월의 시작. 오늘도 다름에서 시작된 조각들을 이리저리 맞추며 행복을 완성시켜 본다.
※사진출처: pixabay